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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12

동천하구습지 동천하구습지 갈대는 꾸깃꾸깃 구겨져 땅으로 쳐진다. 바람에 바스락거리며 하나하나 사그라진다. 선버들 나뭇가지가 푸르게 변했다. 봄이 움트고 있다. 오후가 되면 먼 길 떠나려는 겨울 철새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기러기로부터 흑두루미까지 여러 집단이 몰려든다. 살이 통통 오른 날갯짓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순천만에서 날아올라 동천하구습지를 돌고 선회하여 해룡 선학들을 거쳐 앵무산을 돌아 다시 대대들에 내려앉는다. 삼월이 끝나도록 군무의 형태는 더욱 강렬해진다. 그러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무것도 없는 듯이 그리고 갈대밭에 개개비 울음소리가 들린다. 2022. 2. 24.
대곡서당길 돌과 흙으로 담을 쌓아 올렸다. 흐르는 물에도 온전히 남아있다. 길게 이어진 담장은 누구의 것도 아닌 한동네의 것이다. 담장 중간 대문이 있고 끝은 들로 사라진다. 토담이 온전히 남아있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걷는 기분은 항상 새롭다. 익숙한 풍경을 뒤로한 채 이곳 마을만의 색채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당산나무를 기점으로 마을의 지형과 집의 구조 담장의 형태에서 생태적 기반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바닷가나 농지가 없는 산간마을은 완전한 돌담이다. 하지만 농지가 풍부한 농경지에는 흙담이다. 그 중간이 돌과 흙이 혼합되어 쌓았다. 이곳은 중산간이다. 2022. 2. 18.
대곡4구마을 대곡마을은 곡성군 목사동면에 위치한다. 마을 입구 회전교차로에는 효의고장대곡이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순천과 곡성의 경계에 있는 마을은 보성강이 흐르고 아미산 아래 구릉진 들이 넓게 펼쳐있다. 그 넉넉함에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대곡마을은 좁은 하천을 따라 산비탈에 집들이 형성되었다. 넓은 들을 마다하고 좁은 천을 사이로 집터를 마련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길 높이의 하천 위로 단을 쌓아 다리 없이는 집으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옛날 외나무다리를 건너다녔겠다. 그 모습이 이발소에 걸린 그림이 상상된다. 지금은 집마다 다리를 설치하였다. 이곳도 빈집투성이다. 절반은 될듯하다. 가지런한 돌담이 복원되고 있지만 어딘가 부조화스럽다. 입구에는 폐교가 있다. 예전에 번성했을 마을을 생각하니 그럴만도 했겠.. 2022. 2. 14.
빛내리는 편백림 사진은 빛을 표현한다. 빛은 계절과 시간 그리고 날씨에 따라 흐름이 달라진다. 내가 의도하던 그렇지 못하던 피사체가 남겨진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그 다름을 수정할 수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같을 수 없다. 그래서 가끔 그림으로 그 느낌을 표현한다. 늦은 오후 어두운 숲으로 빛이 뚫고 내려오는 모습 고요의 정적을 그려보고 싶었다. 2022.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