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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2024.2.17. 친구에게 톡이 왔다. 사진과 함께 무슨 나무냐. 사진을 보니 익숙한 풍경이다. 고로쇠나무가 가득한 그곳은 백운산 초입 등산로였다. 그래서 고로쇠나무 같다고 하니 빨대가 안 꽂혔다고 한다. 오늘 우리도 백운산 산행을 준비했다. 그래서 한 시간 후 그 길을 지났다. 병암산장 뒤 고로쇠나무 사이로 정체 모를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고로쇠나무와 달리 오리나무와 같은 씨방이 달렸다. 하지만 오리나무와 같지는 않았다. 봄에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산에 오르면 추울 것 같아 외투에 바람막이까지 준비하였다. 하지만 산에 오르자마자 훌러덩 벗어 배낭 속으로 넣었다. 그래도 땀이 났다. 봄은 갑자기 찾아왔지만 나무는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이다. 역광에 반짝거릴 뿐이다. 고로쇠 물맛을 찾는 이들.. 2024. 2. 20.
조계산 장군봉 조계산 장군봉 두 아들과 함께 조계산으로 들어섰다. 초등학교때 아장거리며 올랐던 길은 이제 성인이 되어 나보다 더 잘 오른다. 그 거리만큼 삶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선암사 강선루를 지나고 흐르는 물을 따라 승탑밭을 지나 숲으로 이어진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삼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빛조차 내려오지 못했다. 내 몸뚱이보다 큰 삼나무는 천년을 같이한 산문을 조용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 고요했다. 그 수명은 천년을 더하겠지만 나와의 교감은 침묵하고 있다. 얼었어야 할 계곡물은 천천히 흐르고 있다.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눈에 덮인 길은 그 길이 아닌 듯 틀어지고 다시 찾아 길을 걷는다. 누군가의 잘못된 이정표를 따라야 하는 길이 있다. 그 길을 조금이나마 빨리 수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시간이 걸렸다. 지금껏 그.. 2024. 1. 11.
추월산 담양 추월산 23년 전 월하정인 임신 7개월 몸으로 추월산으로 올랐다. 그리고 다음 날 병원에 입원하였다. 그만큼 힘들었을 것을 보리암으로 향했던 등산로는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고 첫 방문처럼 새로웠다. 그 당시 좁은 계단을 밟고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계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새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그 몸으로 어찌 올랐나 생각이 들었다. 천 개의 계단 길. 춥다던 날씨는 비가 올 것같이 잔뜩 흐렸다. 담양호를 따라가는 길은 카페와 식당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주차하고 위를 보니 절벽에는 폭포처럼 얼음이 얼어있다. 보리암이 조그맣게 보인다. 단풍나무는 아직도 붉게 물들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숲은 키 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잎은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다. 경사진 .. 2023. 12. 4.
백암산 상황봉 백양사 찬이에게 산사에 가자고 하였다. 산에 가면 안 갑니다. 한다. 그래서 암자까지만 갔다 오자고 했다. 백양사에서 운문암까지 2.6km 되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 약사암에 들리고자 하였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상계루까지 걷는다. 아들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지만 왜 괴롭히냐고 한다. 연못에 반영되어 백암산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쌍계루 앞 스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 보시 중이다. 이 공연은 내려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다섯 시간 넘게 이어갔다. 백양사는 내려올 때 구경하고자 운문암으로 곧장 올라갔다. 길은 포장도로로 이천 그루가 넘는 비자나무가 자라고 있다. 중간 단풍나무가 진하게 물들고 있다. 초겨울이지만 아직 단풍잎이 달려 있다. 백양계곡에는 물이 가늘게 흐르고 있다. 산이 깊을 줄 알았는데 고작 .. 2023.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