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212 창밖 풍경 이 풍경이 왜 그토록 아련한가. 겹겹이 겹치는 순간이 인생의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다. 실타래를 풀고 매듭지는 순간 꼬인 인생을 풀어 해치는 것처럼 수만은 갈림길에 선택의 기로에서 갈 곳을 찾아 헤매는 인생 같아서다. 오르막을 오르고 끝장에서 허무하게 돌아설 수 있는 세상. 휘영청 떠오르는 달과 마주하는 순간을 기다린다. 그저 언젠가는 밝은 태양을 볼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을 느끼고 더 높은 곳을 찾아 구름과 벗하는 꿈을 찾아서. 하얀 종이 위에 점을 찍을 때 그림의 시작점이 된다. 그 점에서 출발한 선은 수평이거나 수직이거나 사선으로 멀어져 다른 점을 만나 겹치게 된다. 선들이 가늠했던 것보다 길게 나가면 다른 선들도 꼬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원했던 바가 아니기에 마음이 어지럽다 이내 무덤덤해진다. 계속.. 2024. 10. 24. 소나무 홀로 사는 즐거움을 체감한다. 바람의 속삭이는 즐거움이 있다. 가끔 풀들이 동행하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숲속의 어지러운 세상사를 듣지 않아서 좋다. 누구와 경쟁하지 않아서 좋다. 키가 안 자란다고 비교하지 않아서 좋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좋다. 2024. 10. 11. 외항마을 비진도 둘레길을 걷고 마을 안길을 걸었다. 방식이 달랐다. 내리쬐는 햇볕은 날카로웠다. 할머니는 의자에 앉아 거친 말로 안 된다고 한다. 아가씨는 2인을 추가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민박집을 구하는 이들과의 대화는 주인은 2인 기준이라며 4인은 안 된다고 했고 2인 추가 요금을 받으면 된다고 실랑이를 버리고 있다. 그냥 받아주면 되는데 상술에 마음이 상해간다. 서로의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더위에 지친 길손에게 쉬어가라고 한다. 툇마루에 앉아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은 이곳이 본향 집으로 중학교 때까지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통영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가끔 주말이면 민박 손님을 받아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인터넷에 올릴 줄 모르고 아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에 목포.. 2024. 9. 6. 대전집 낡은 샷시 문에 덧붙인 막걸리. 피리탕이 눈에 들어온다. 도심 한복판 민물매운탕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어 반갑고. 화려하지 않은 간판에 풍기는 외관은 대폿집을 연상케 한다. 내부도 또한 그러하다. 세월과 같이한 탁자와 의자가 가지런하지 못하다. 저런 가게를 보면 왠지 내공이 있을 것 같다. 알고 보니 나만 모르는 맛집이다. 가정식 백반집으로 메뉴에 민물매운탕도 있다. 후미진 뒷문을 열고 들어서 얼기설기 엮은 천장 아래 조명등은 어두웠다. 낡은 탁자에 앉아 쏘가리 매운탕을 먹었다. 진한 국물은 막걸리 한잔 곁들어야 제맛이다. 갖은 반찬에 젓가락이 분주하다. 화려하지 않아도 잘되는 집은 이유가 있다. 순천에서 음식점으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다. 왜냐하면 전라도 맛의 고장에서 길들어진 탓이다. 젓갈이 쿰쿰하게 .. 2024. 9. 4. 이전 1 2 3 4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