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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샷시 문에 덧붙인 막걸리. 피리탕이 눈에 들어온다.
도심 한복판 민물매운탕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어 반갑고.
화려하지 않은 간판에 풍기는 외관은 대폿집을 연상케 한다.
내부도 또한 그러하다.
세월과 같이한 탁자와 의자가 가지런하지 못하다.
저런 가게를 보면 왠지 내공이 있을 것 같다.
알고 보니 나만 모르는 맛집이다.
가정식 백반집으로 메뉴에 민물매운탕도 있다.
후미진 뒷문을 열고 들어서 얼기설기 엮은 천장 아래 조명등은 어두웠다.
낡은 탁자에 앉아 쏘가리 매운탕을 먹었다.
진한 국물은 막걸리 한잔 곁들어야 제맛이다.
갖은 반찬에 젓가락이 분주하다.
화려하지 않아도 잘되는 집은 이유가 있다.
순천에서 음식점으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다.
왜냐하면 전라도 맛의 고장에서 길들어진 탓이다.
젓갈이 쿰쿰하게 벤 김치나 잼피가 들어간 겉절이
그리고 계절에 따라 해산물이 곁들인 반찬들이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각인된 맛이다.
그리운 맛이며 찾아가고 싶은 맛이다.
오래 묵혀둔 골동품을 찾아 기억을 완성하듯 우리에게도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기억들이 있었다. 추억의 음식들 그것을 소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통하는 게다. 양은 쟁반이 없어지지 않듯이 삶은 이어간다. 하지만 그 밖의 말은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옹졸함에 멈춤을 반복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