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에서 와온까지 자전거길
연일 봄날이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랐다. 어제 김장 후 실온에 하루 동안 방치하였더니 신맛이 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다.
감기 기운이 있어 땀을 빼고자 자전거를 탔다. 봉화터널을 지나 동천에 도착하니 맞바람이 분다. 포근한 날씨로 걷는 사람이 많다. 화려했던 천변은 칙칙한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국가정원을 지난다. 실내정원의 온실이 덩그러니 서 있다. 국가정원은 내년 4월까지 휴장이다. 해룡천에는 오리들이 선학들에는 기러기 무리가 경계하고 흑두루미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이삭을 먹고 있다. 갈대는 길게 대를 올려 힘껏 부풀었다. 해룡천을 따라 순천만으로 이어진다. 길은 공사로 끊겨 해창마을에서 863 지방도를 타고 간다.
농주마을에서 구동마을로 순천만으로 들어선다. 변함없는 모습이다. 구름도 갯벌도 잿빛이다. 해안으로 접어든다. 남파랑길과 같은 길로 가볍게 걷는 이들이 많다. 자갈길로 조심스레 지나간다. 놀펜션을 지나 도로를 타고 와온으로 향한다. 와온공원을 지나 차들이 주차장이며 도로변이 어지럽다. 카페 와온이 생긴 이후 이젠 명소가 되었다. 사람들이 북적인다. 마트도 생기고 조그만 횟집도 생겼다. 몸이 조금 풀린 듯하다. 와온의 경계를 돌고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맞바람이 분다. 갈 때도 올 때도 바람이 맞이한다. 왕복 47.8km 2시간 57분 달렸다.
오늘도 걷고 달려도 달라지지 않는 일상이다. 조금씩 변하기에 그것에 물들어 변화를 못 느끼는 건 아닌가 싶다. 나뭇잎이 떨어져야 했으나 아직도 붙어있음에 그렇고 새들이 날아와 한 쌍에서 수백 마리로 늘어남을 느끼지 못한 것도 일상인 듯 느껴진다. 무디게 살아가는 날들 하늘도 가끔 보는 날에 맑아도 흐려도 그뿐이다. 해가 다시 길어지는 날은 앞으로 12일 남았다. 그땐 매일 1분만큼 밝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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