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둘레길 1구간
백운산 둘레길은 총 9구간으로 구성되어있다. 1구간 천년의 숲길로 옥룡사지에서 논실마을까지 10.86km다. 외산마을과 백운산휴양림을 거쳐 금목재를 넘는다. 금목재까지 마을길과 숲속길을 498고지까지 올라 다시 임도를 따라 500~600고지를 넘나드는 고된 길이다.
옥룡사지에서 출발 외산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고즈넉한 시골길이다. 대숲이 바람에 나부끼고 바짝 마른 감나무와 텅 빈 밭을 바라보며 외사마을을 지난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백운산휴양림으로 들어선다.
산에는 매화꽃이 활짝 폈다. 분홍색이 선명한 홍매화다. 좁은 계곡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다양한 이름을 가진 수목들과 마주하며 목재문화체험관을 지나면 숲속으로 향한다.
백운산 둘레길 관문을 지나 평탄했던 길은 오솔길로 바뀌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금목재로 향한다. 계곡은 깊지 않아 물이 멈춘 듯 고여있어 나뭇가지의 음영이 반영된다. 마지막 집을 뒤로한 채 등산이 시작되었다. 급하게 올라간다. 바람은 차갑게 변했지만 등줄기에 땀이 후끈 올라온다. 굴참나무 껍질이 유독 두꺼워 보인다.
금목재에 도착하니 저 멀리 하늘 아래 끝 마을 논실마을이 보인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길은 임도로 바뀌었다. 산 아래서 불어오는 맞바람에 모자가 벗어진다. 겨울에 응달진 땅은 얼고 얼음이 붙어있다.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저 멀리 산 위로 드러난 길이 마지막이라고 걷고 걸었지만 아니었다. 또다시 고갯길로 변해 오르고 올랐다. 조금 돌아 완만한 경사길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무미건조한 임도는 쉽게 지치게 한다.
길을 돌고 돌아갈수록 백운산 정상이 까까와 진다. 백운대와 함께 선명하게 드러난다. 산불피해지역으로 깊은 산속까지 임도를 내었지만 꼭 필요한 시설인지 의문이 든다.
둘레길 종점 800m 지점에서 아래를 보니 논실마을 승강장에 정차된 버스가 보였다. 저 버스를 타고 내려갈까 하다. 여기서 그만두면 아쉬울 것 같아 종점을 찍었다. 2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는 따리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갈림길이다.
마을로 내려와 텅 빈 버스승강장에서 택시를 불렀다. 만원이던 택시비는 읍에서 출발한 요금과 더해 삼만삼천원이 결재되었다.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것 같아 끝이 안 좋았다.
월하정인 고기를 먹어야겠다고 한다. 백운산둘레길은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쉽지 않아 다음 구간이 망설어진다.
둘레길
백운산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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