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문화탐방로는 2구간으로 조성되어있다. 거연정에서 농월정유원지까지 6km 구간으로 남강의 지류인 화림동계곡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농월정유원지에서 오리숲(안의)까지 4km로 총 10km이다.
구례를 지나자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피었다. 마을안에서 산능선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꽃구경하기 좋은 날이다.
미세먼지가 가시거리를 좁히고 기온은 20도까지 올랐다. 가볍게 준비한 외투는 걸치지도 못했다.
거연정에 도착하자 화림동계곡이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진 선돌이 보인다. 거연정으로 바로 출발하면 군자정을 놓칠 수 있다.
군자정은 정여창 선생과 관련되며 해동군자가 쉬던 곳 이라한다. 너럭바위 위에 정면 2칸, 측명 3칸의 누를 세웠다. 늘푸른 소나무가 함께하고 있다.
화림동계곡은 매끈한 바위 위로 흐르는 물은 옥빛처럼 투명하고 맑다. 그 위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을 세워 풍류를 즐겼다. 너럭바위 위에 금적대(琴笛岩), 월연암(月淵岩)을 새겼다.
탐방로의 시작에는 화림동계곡이란 붉은 글씨를 세겨놓은 입석으로부터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면 계곡 한가운데 세워진 거연정을 마주한다. 옥빛 물결 위로 반영되어 조화롭다. 거연정은 누각으로 하단에는 가공하지 않는 나무의 원형을 살렸다. 누에는 조그만 판자로 만든 방 한 칸이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정자로 암반 위에 바로 세웠다. 주변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기품을 더하고 있다.
계곡을 넘어 탐방로는 데크로 이어진다.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남강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그 사이 생강나무꽃이 노랗게 피었다.
숲은 참나무, 낙엽송, 소나무, 튜울립나무 숲길을 지난다.
동호정이 보인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너럭바위 위를 걷고 돌아간다. 한 척 돋아난 바위에 금적암이라 새겨놓았다. 거문고를 타고 피리를 부는 곳. 그 흥에 취해 막걸리 한잔하기 딱 좋은 곳이다. 월하정인은 징검다리에 자리를 잡고 물하(河)일체 되었다.
동호정은 이곳 정자 중에 제일이다. 높은 누대에 단청까지 화려하다. 용 두 마리는 마주 보며 물고기와 여의주를 놀이 삼고 있다. 올라가는 계단은 통나무를 갈라내어 걸쳤다. 세월의 흔적만큼 갈라지고 나이테가 도드라졌다. 바로 옆 너럭바위 위에 자란 소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지친 나그네를 한없이 머물게 한다.
다시 길을 걷는다. 사과밭을 지나고 호성마을을 지난다. 길가 드문드문 매화꽃이 피었다. 튜울립 나무와 소나무 숲을 지나 담방로는 단절되어 황암사에서 도로를 횡단한다.
농월정이다. 너럭바위의 끝판왕이다. 바위에 담긴 물은 호수가 되었다. 달을 희롱할만 하였다. 물줄기에 패인 자국이 선명하게 들어나 기암괴석으로 굽이친다. 좁은 물줄기를 찾아 농월정으로 향했다. 규모와 제작 방식은 동호정과 비슷하다.
농월정유원지에서 탐방로는 끝이나고 2구간으로 월림마을을 지나 농월정, 후암마을 정풍교를 지나 오리숲에서 길은 끝난다. 안의교를 지나 터미널에서 봉전으로 되돌아왔다.
안의 -서상행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정거장 안내방송이 없어 정거장이 지날 때마다 확인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