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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붕어가 달린 풍경에서 밤을 밝히는 호롱과 호야, 그림을 그리겠다고 붓과 벼루, 연적과 붓통 등 문방사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가장 아끼는 것은 카메라다. 롤레이35 시리즈부터 오래된 자바라와 박스 카메라까지 한 달에 한두 번은 택배상자가 문앞에 있다. 어김없이 나의 물건들이다. 그리고 소리를 좋아해 진공관앰프와 턴테이블도 있다. 또한 목공을 준비한답시고 대패와 끌, 먹통을 모았다. 쓰기나 할는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것도 병이다. 집착이다. 그만해야지 하면 어느새 중고거래사이트를 훔치고 있다. 사치가 아닌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병도 아니겠다. 값나가는 물건은 고사하고 짝퉁과 고장 난 물건들이 주를 이루니 나도 중고 인생이다.
원도심이라고 불리는 곳에선 낡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하나둘 이 빠진 듯 비어가는 공간들이 늘어가고 있다. 모텔의 기능은 사라지고 그 외벽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다 같이 단장하였으면 좋겠지만 저 큰 덩치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그나마 옆 단층 건물은 색 단장을 하였다. 살아남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