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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2박3일

by 허허도사 2021.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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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

 

시골집 이박삼일

코로나 심각단계 격상에 따라 여행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이번주도 시골집으로 향했다.

금요일 오전 역전시장에서 굴과 가리비, 키조개를 구입하고 주암으로 향했다. 어제내린 눈이 쌓이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승주를 넘어서자 조계산이 하얗게 변했다. 주암을 지나 화순을 넘어서자 눈은 배로 쌓여있다. 동복주조장에서 막걸리를 구입하고 돌아와 운룡마을을 지나 용두로 가는 길 군데 군데 눈이 얼어 빙판길이다. 거북이걸음을 하고 차를 몰았다.

시골집에 도착 아궁이와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아랫마을 까지 걸었다. 들판이 하얗게 변해 겨울임을 느낀다. 마을 입구 멍멍이는 십년째 짖고 있다. 아직도 우리의 발자국소리를 모른단다. 아랫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큰처남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출발한단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에 사온 굴을 까기 시작하였다. 한망을 찜으로 먹기엔 많아 찜용기에 담고 나머지는 다 따 까버렸다. 그날 저녁은 굴과 가리비 찜 그리고 키조개 완자 버터구이로 마감했다.

 

다음날 담양 민속품경매장에 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다수가 모이는 곳에 행정명령을 어길 수 없어 포기하였다.

무등산, 백아산 산은 싫다고 한다. 결국 다시 마을길을 걸었다. 이랫마을까지 4키로미터 그리고 길을 건너 저수지까지 1km를 추가하였다. 새벽에 눈이 쌓여 길은 더 하향게 변했다. 계곡에는 살얼음이 얼어 추위를 실감하였지만 강추위는 아니였다. 날씨는 어제보다 포근하였다. 돌아오는 길 양지바른 길위에 쌓였던 눈은 다 녹아내렸다.

내려가는 길 계곡에서 돌을 찾는다. 쓸만한 돌들은 아니지만 조경석으로 부적함이 없는 돌을 발견하였지만 중장비를 동원해야할 크기로 포기하고 모래 속에 묻힌 돌들도 얼어붙어 꼼짝도 안한다. 길을 건너 저수지로 향한 길은 눈이 제법 쌓여 비닐 포대하나 있으면 눈썰매를 즐길 수 있겠다. 다행이 포대가 보여 월하정인 신나게 미끄러져서 내려왔다.

아랫마을을 돌아 집으로 돌아오니 10km가 넘는 길을 걸었다. 오늘도 편히 즐겨도 되겠다.

이제 3살인 하율이의 재간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 조그만 입에서 고모부 하며 달려오며 눈웃음을 짓는 표정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나는 딸이 귀한 집안에서 태어나 여자아이 다루는데 서툴다. 그래서 이렇게 다가와 준게 너무 고맙다. 하율이는 슬픈 노래가 나오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넘친다. 그중 섬아기, 아빠와 크레파스의 노래 첫 소절에 그만 울어버린다. 반복하면 그땐 삐졌어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 모습을 월하정인은 즐긴다. 적당히 하였으면 좋겠지만 어떨 땐 불안하다.

10년전 댄스음악을 들으며 그날 저녁 월하주막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다음날 해장 라면을 끓여먹고 각자 흩어졌다. 돌아오는 길 진상에 들렀다. 땅 상속문제 이야기를 하다 누나 지분을 왜 포기했냐고 하여 좋게 해결하였다고 하니 그럴 줄 알았다며 조금 역정을 냈다. 이제 남남이 되어가는 것 같다. 누군가 아버지 돌아가시는 날 이제 고아 되었다며 축하해주던 말이 생각이 났다.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데 갑자기 울화가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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