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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아랫장야시장

by 허허도사 2019.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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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8.

 

아랫장야시장

오랜만에 아랫장에서 전에 막걸리 한잔 하려고 나섰다. 비가 올 것 같아 하늘은 벌써 밤처럼 변했다.

택시에 내려 장터를 보니 전집에는 불이 꺼져있다. 한바퀴 돌아도 그 많던 전집은 다들 불이 꺼져있다.

아마 금~토요일에 열리는 야시장 때문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야시장으로 들어섰다 다행이 무대 옆 전집이 운영하고 있어 자리를 잡았다.

오후 630분이지만 야시장 탁자는 만석에다 거하게 취한 분위기다.

앞열에 어디서 많이 보던 분이다. 항상 만취상태로 흐느적 거리는 모습을 보았지만 오늘은 더욱 심하다. 나를 알아볼까 멀리돌아 갔다. 그 형님은 공연이 끝날 때 나가지 않았다. 그모습을 익히 알아 익숙하려니 하였지만 여전히 낮설다. 그 분의 탁자에는 소주와 맥주 한병씩이 놓여있었다. 소맥을 마시고 있다. 얼굴은 붉게 물들어 가끔 자리에서 일어서 손짓을하며 알 수 없는 혼잣말을 많이 하였다. 옆테이블 어린애들이 있었지만 음악에 따라 제스쳐도 해보고 혼자서 잘 놀고 있었다.

야시장은 앞쪽 무대에 뒤쪽으로 원형테이블이 열을맞춰 놓여있으며 후미에 과일상자를 포개 만든 스텐딩테이블이 대여섯줄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양옆으로 음식판매대가 있다. 모두 퓨전음식이다. 뒤쪽에는 술과 음료를 판매하는 편으점으로 구성되었다. 원형테이블은 이미 만석이다. 아직 무대가 열리지는 않지만 음악에 따라 음식과 술은 자유롭게 먹고있었다.

우리는 전집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를 하였다. 해물부추전에 버섯전을 추가로 주문하였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전집은 할머니가 전을 부치고 할아버지가 홀써빙을 하였다. 손님과 소통이 더디여 한참을 기다려도 주문한 음식이 나오지 않아 직접 할머니에게 다가가 주문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도 참지 못하고 부추전이 나오기전에 막걸리를 가져와 깍두기에 목을 추겼다.

잠시후 공연이 시작되었다. 통키타 가수가 나와 김광석 노래를 연창하였다. 분위기와 호응이 나쁘지 않았다. 사회자가 중간에 맨트를 하며 테이블을 돌아다녔다. 멀리 광명에서 도착한지 1시간이 채않되었다는 일행과 또다른 타지역 여행객도 있었다. 순천 지역사람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였다. 인터뷰에 응하면 황칠막걸리를 서비스로 제공하였다. 무대위 전광판에 그모습들이 실시간으로 비춰져 본인 얼굴이 비추면 손을 흔들어 좋아한다. 물론 피하는 분들도 있다. 아직 술이 덜 들어갔을 것이다. 노래에 맞쳐 박수와 흥에겨워 몸도 덩실거린다. 무대앞 테이블에 혼자 몸을 흔들며 자기만의 세상에 빠진 분들이 두명 늘었다. 한명은 막노동 복장과 한분은 나이가 많이 들었다. 세명은 각자의 구역에서 몸을 흔들어 대고 있다. 그모습이 행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주최측에서는 눈에 거슬렸는지 몇 번을 제지 하고도 이내 포기하고말았다.

두 번째 포크송과 세 번째 지역가수 트롯송이 이어지고 어린이 댄스공연까지 한바당 놀았다. 한타임 쉬고 풍선아트공연이 펼쳐졌다. 풍선을 만지작거리자 다양한 동물이 표현되었으며 작품을 받으러 의자위에 댄스경연까지 하였다. 눈에 띄는 몸짓의 답례로 풍선작품이 전해지며 다양했다. 그걸 쟁취하려 더 현란한 몸동작이 요구되었다. 월하정인도 온몸을 흔들어 물고기 형상의 풍선을 받았다. 하지마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천막에 가려 보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후미진 구석까지 배달이 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진땀을 빼고나니 다음 공연은 난타다. 난타공연이 시작되자 우리는 마지막 잔을 비우고 야시장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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