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벼룩시장
2018. 7. 20.
몇주전 방영되었던 미운우리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 황학동벼룩시장이 나왔습니다. 헌책방에서 잔 막걸리를, 그리고 고기튀김까지 막걸리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눈에 딱 들어온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지도에 황학동벼룩시장을 검색하니 성동고등학교옆 조그만 골목길이 표시되어 있으며 주변에 동묘시장과 황학동도깨비시장이 검색됩니다. 사전답사를 하고 덮고 더웠던 한여름 폭염주의보를 뒤로하고 출발하였습니다.
7:42 순천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 동묘앞에 내리니 11시경입니다. 3번 출구(벼룩시장)로 나와 동묘공원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니 낡고 허름한 가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동묘공원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걸으니 옷가게도 나오고 자전거용품도 팔며 고만고만한 가게들과 난장들이 펼쳐집니다. 그러다 청계천이 나오고 조금더 걸으니 주방용품거리와 가구거리가 나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곱창골목도 보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황학동벼룩시장이란 간판은 보이지 않아 너무 내려왔다 싶어 다시 되돌아갑니다. 결국 네비게이션을 켜고 따라가니 처음 그곳으로 안내하는 것을 봐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인근 가게에 문의하니 벼룩시장을 모르는 분도 있었습니다.
현지인들도 모르는 벼룩시장. 다시 동묘공원 우측방향으로 들어서니 군복에 모포, 탄피통까지 군용물품 판매를 하였고 바로옆 오래된 가죽가방이 걸려있는 가방가게에서 적당한 크기의 빈티지한 가방 하나를 2만원에 구입까지 하였습니다. 너무 걸었나 아침을 굶은 상태로 먹거리를 찾았습니다. 고기튀김을 먹어야했기에 검색을 하니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가야 합니다. 위치추적하며 골목을 따라 들어서니 중고 시계매장이 보이자 월하정인 시계가 사고 싶다고 합니다.
진열대에는 2만원대 4만원대 그리고 주인장 앞 가격대가 표기되지 않은 중고시계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월하정인이 비취색 바탕이 보이는 시계를 고르자 스와치라는 브랜드라며 8만원이란다. 가격조정이 가능하다며 조금 깍아 주신다. 그래서 멀리서 왔다고 하자 시계를 찬찬히 살피더니 눈에 보이는 하자가 있어 6만원에 판매를 하신다. 그리고 이곳 단골중에 수레를 직접 끌며 통역사와 둘이서만 들어와 진열된 시계중 스와치 시계만 구입하던 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 대사부인 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분이 오셨다면 이 시계는 없었다며 6개월째 보지 못했는데 본국으로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시계 배터리도 교환해주시고 고기튀김집을 찾자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신다.
골목길은 따라 들어서니 이곳에는 잡동산이다. 외국지폐며 뱃지 등, 누가 살까 하는 쓰다 버린 물건까지 다양하다 몇 걸음 지나치니 동태국 5,000원, 식대 4,500원 백반일거다 그리고 고대하던 고기튀김집이다.
허름한 건물에 원조 “고기튀김” 종묘맛집 현수막이 간판대신 걸려있다. 현수막에는 MBC 찾아라맛있는TV, KBS다큐3일, SBS백년손님... 맛있겠다며 고기튀김 2인분과 열무국수 2인분을 주문하였다. 자리는 없어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튀김 튀기는 아저씨와 국수를 비비는 아주머니, 테이블 2대가 고작인 작은 가게이다. 조리대에는 고기튀김과 오징어튀김이 한판씩 놓여있으며 고기튀김은 잡채튀김처럼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만두소 같은 다진 고기를 넣고 돌돌 말아 튀기는 것이다. 맛은 군고기만두 같지만 더 두툼하니 알차고 육즙이 있어 돼지고기 특유의 향이 스며든다. 1인분을 더 추가하여 나눠먹었다. 서울미래유산 장수막걸리와 함께하였다.
사진찍는다고 양해를 구하니 환하게 웃어주신다
고기튀김
열무국수
안애는 통태탕을 먹는 사람들
골목을 벋어나 청계천변에 위치한 가게들을 구경하고 다시 안쪽으로 들어서니 구제옷가게 들이 즐비하다. 요즘은 일본구제가 유행인가 봅니다. 죄다 하와이풍 꽃무니 T셔츠 뿐입니다. 한점포에 들어서니 점원이 통큰바지와 일반 셔츠보다 긴 옷을 입고 있으니 일본 양아치 모양이다. 그래서 구경만하고 오래된 낡은 청바지를 2만원에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종묘쪽으로 돌아서니 오전과 다른 풍경입니다. 거리는 사람들로 꽉 찼고 노상에는 더 많은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오후시간이 지날수록 북적이는 모습이 벼룩시장보다는 도깨비시장 같았습니다. 이곳에 구경오실 계획이라면 2시 이후에 오시길 바랍니다. 무더기 속에서 옷을 고르는 사람들, 이상한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 약 파는 곳에 몰려드는 사람들 학생들에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사는 사람 파는 사람이 다양합니다.
생맥주 생각에 골목안에 있는 중국집에 들어섰습니다. 중국집에서 생맥주라? 노가리 한마리에 천원이랍니다. 그래서 두 마리와 맥주를 시켜 먹으니 갈증이 시원하게 날아가는 느낌, 일하시는 분이 80년도에 광양에서 1년 살았는데 그 시절 너무 답답해 인근 순천으로 마실나 간적이 있다며 반겨줍니다.
청계천을 넘어 성동고등학교옆 벼룩시장을 지나갑니다. 한평짜리도 안되는 노점이 골목을 따라 길게 이어집니다. 한쪽 점포에는 전선을 길게 쌓아놓았습니다. 판매가 될까? 다른 곳에선 마이마이 시설 생산된 이어폰이 보여 5천원을 주고 구입하였습니다. 오래된 TV, 카세트, 턴테이블, 음반 등 음향기기가 다수 보이며, 내가 좋아하는 기계식 카메라가 새것처럼 진열되기도 합니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와 인근 동대문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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