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212

매미 긴 장마 끝 굼벵이 한 마리 나무 기어 올라간다. 무더위 뚝 매미 한 마리 땅에 내려 개미와 함께 흩어진다. 귀청을 때리는 소리도 여름도 함께 사라진다. 2023. 9. 22.
내가 꿈꾸는 세상 매일 꿈을 꾼다. 일어나면 사라지는 꿈이다. 그래도 꿈을 꾼다. 멈출 수 없는 꿈은 나를 괴롭히고 즐거움을 준다. 그 꿈을 꾸는 게 행복하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거다. 불면의 밤을 보내고 눈을 뜨면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한다. 꿈속인지 밖인지 누가 알겠는가. 매일 밤 꿈과 함께 자다 깨다 반복하는 나에게 꿈은 현실이다. 2023. 9. 22.
속리산 스케치 2023. 9. 22.
순천만 푸른 바다를 생각했다면 순천만은 잿빛 바다다. 물이 들 때 거품을 일렁이며 흙탕물이 밀려온다. 그리고 썰물 때 갯골을 드러내며 곱디고운 벌을 남긴 채 물은 멀리멀리 물러난다. 드넓은 갯벌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다. 칠게와 농게들의 잔치가 시작된다. 그사이를 짱뚱어가 뛰어논다. 그 위 포식자들이 호시탐탐 사냥감을 기다리고 있다. 물새들은 밀려가는 파도를 따라 깊숙이 들어간다. 그 길을 따라 뻘배도 아낙들을 싣고 멀리 간다. 허벅지가 빠지도록 밀고 밀어 촘촘한 발 속으로 사라진다. 어부들은 갯벌 위에 촘촘한 발을 꽂아 밭을 만들었다. 썰물 때 올라왔던 갯것들은 발에 걸려 한곳으로 모여든다. 대야 한가득 차오르면 뻘배는 다시 뭍으로 나온다. 그것들을 손질하여 망에 담아 냉동차에 실어내면 조업은 끝이 난다. 여름.. 2023.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