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난 지 이틀이다. 하지만 35도를 웃도는 날씨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자전거를 탔다. 선암사를 생각했지만 오르막이 힘들다며 순천만으로 향했다. 또한 봉화터널이 싫다며 에코촌으로 이동하여 출발하였다.
어제 이것저것 과음하였더니 속이 쓰리고 숙취가 올라왔다.
해룡천을 따라 내려가니 들녘은 초록으로 이삭이 올라온 논도 있었다. 순천만습지 탐방로에는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벌거벗은 들녘에 걷기는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자전거도 타고 남파랑길을 걷는 이도 있었다. 겨우 한 팀 보았지만 말이다.
선학에서 지방도를 타고 다시 구동에서 순천만으로 들어섰다. 지난달 보다 붉게 물든 칠면초에서 잠시 쉬어 간다. 붉은 발 놓게들은 쉴 틈 없이 집게발을 놀리고 되새김을 반복한다. 조그만 소리에도 구멍으로 재빠르게 달려간다. 매번 보아도 신기할 따름이다.
와온을 지나도 조용하다. 카페도 한가하다.
두봉교를 지나 순천을 벗어나 여수를 달린다. 해룡로를 따라 다려 율촌초등학교상봉분교장 앞 에덴슈퍼에서 잠시 쉬어간다. 맥주를 마셨다. 어제 마신 술이 조금 해독되는 느낌이다. 뜨거운 날씨에 속까지 데워지는 느낌이다.
반월마을에서 장척을 지나 자전거도로를 타고 여자만을 달린다. 밀물로 갯벌은 보이지 않고 섬들이 잠겨있다. 궁항을 지나 달천으로 그리고 다리를 지나 섬달천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목적지다. 기록을 보자 26km 달려왔다.
카페 어느 멋진 날에 들려 팥빙수를 먹었다. 카페는 자리가 없어 대기자까지 북새통을 이룬다. 자전거를 타며 매번 계절음식에 막걸리를 한 잔 하였는데 오늘처럼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셔도 좋았다.
되돌아가는 길은 무게에 눌린 엉덩이에 고통을 안겨준다. 50km가 넘으면 그 고통은 인내에 도달한다. 그리고 반바지 차림에 익어가는 종아리가 쓰라리고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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