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섬진강둘레길
전남의 둘레길을 검색하였다. 화순과 곡성이 검색되었다. 섬진강둘레길로 곡성역에서 압록역까지 15km로 하루 걷기에 적당할 것 같아 곡성 압록으로 출발하였다.
날씨는 한파 영향으로 바람이 거칠게 불었다.
순천에서 압록까지 약 30분 정도 걸렸다. 압록유원지에 도착 캠핑장에 주차를 하고 이정표를 찾았다. 안내판은 안보였다. 그래서 징검다리를 건너 맞은 편에 안내판이 보였다. 우리가 찾는 안내판이 아닌 신숭겸 장군길이다. 이 길은 보성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로 대황강둘레길이란다.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 길을 찾았다. 섬진강로를 따라 압록역을 지났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아닐 것 같아 압록마을로 들어섰다. 경로당이 보이고 구름다리를 건너 철길 안쪽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 농로를 따라 한참을 걸었다. 길은 산으로 향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단절되었다. 바람이 거칠게 불었다. 월하정인 볼이 추위에 빨갛게 붉어졌다. 한숨이 나왔다. 이정표도 없는 이런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 의심이 들었다.
다시 압록역으로 향했다. 처마에는 고드름이 대롱대롱 달렸다. 어제 눈이 왔던가 지리산 노고단이 하얗게 변했다. 응달진 곳에는 눈이 남아있다. 거리는 오래된 마을처럼 유리창이 비어있는 상가며 간판들이 낡고 바랬다.
압록역을 지나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대나무가 바람에 휘청인다. 매화나무 가지 끝에는 꽃망울이 맺혀있다. 섬진강은 검푸르고 빠르게 흘렀다.
압록2교를 지나니 길 건너 이정표가 보인다. 침곡역 8km 한 시간여를 헤매고 찾은 이정표는 폐철로 길로 안내하였다. 단절된 철로를 시작으로 둘레길을 만났다. 분위기는 있어 보였다. 붉게 녹쓴 철로 위를 걷는 것은 낭만이 아니 였다. 관리가 되지 않는 길은 마른 풀들이 어지럽게 엉켜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도둑놈 가시가 옷에 달라붙어 따갑기까지 하였다. 이 길을 계속 걸어야 하는지 도로가 더 편할 것 같았다. 다행히 이정마을에서 봉조마을까지는 폐목을 두 줄로 깔아놓아 풀들이 적었다. 그리고 중간 봉조천을 횡단하는 곳은 아래로 뻥 뚫린 철로 위를 걷는데 아찔하였다. 월하정인은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연출까지 하였다. 폐철로 길은 봉조마을 입구에서 끝이 났다. 아마 가정역까지 이어졌을 길이지만 레일바이크 회차지로 연장되면서 길은 단절되었다.
다시 한번 길을 헤매게 된다. 봉조마을 입구 이정표는 마을길로 안내하였다. 분명히 섬진강둘레길 이정표였다. 마을길 1km 월하정인은 그 길이 맞다고 생각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길은 막혀있고 다른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봉조마을까지 터벅터벅 올라가 농촌체험학교까지 올라서야 둘레길과 연결되지 않는 길임을 알았다. 그 길은 자전거길이였다.
다시 내려와 섬진강로를 따라 가정마을까지 걸었다. 지나가는 차량들은 미쳤다고 하겠다. 우리도 난감했다. 섬진강이 보이는 한적한 둘레길로만 알았는데 이게 뭔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욕이 나왔다. 겨울바람을 맞고 아스팔트 길을 걷고 걸어 구름다리에 도착하였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연인들도 가족들도 힘들었는지 터벅터벅 내려온다.
우리는 구름다리가든에서 컵라면에 김밥을 먹고 몸을 녹였다. 할 말이 많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기차마을 펜션 위로 희미하게 안내판이 보여 길을 따라가 보았지만 레일바이크가 끝나는 곳에도 이정표를 찾지 못했다. 첫 출발부터 좋지 않아 더 이상 길을 찾지 않고 구름다리를 건너 반대편 도로를 타고 되돌아왔다. 아스팔트 길을 걸어선지 무릎이 아려온다. 이런 길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마천목장군길 3구간을 걸었다. 3구간은 재정비 하던지 아니면 폐쇄하는게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