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둘레길

해인사 소리길

by 허허도사 2020. 12. 28.
728x90

 

2020. 12. 22.

소리길은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출발 해인사까지 6.1km로 홍류동 계곡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다. 낙옆이 떨어진 겨울에 걸으니 계곡이 시원하게 굵직한 바위들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보면 가야천 재방으로 데크길이 조성되어있다. 오른쪽은 대장경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길로 막다른길이다. 만나겠지 하면서 걸었다 가야천을 건너야 했다. 출발은 각사교를 건너 왼쪽 제방길을 따라 가야했다.

날씨가 흐려 조금은 아쉬웠지만 바람 없는 포근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따듯한 남쪽과 달리 응달진 계곡에는 얼음이 꽁꽁 얼었다. 황량하게 변한 논밭 길을 걷고 사과는 보이지 않는 과수원을 지나자 마을이 나왔다.

황산마을이란다. 뚱순이 소리길 쉼터 앞을 지나는데 잔술을 판매한단다. 투명항아리에 구기자가 들어있는 동동주가 맴돌고 있었다. 길이 멀어 한잔하고자 안으로 들어서니 마을주민들이 이미 해장술을 하고 있다. TV에서는 코로나19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주인장이 동동주 한사발과 김치를 곁들어 내어온다. 맛은 달지 않아 좋았지만 맛을 느끼기엔 부족하였다. 내어준 김치한쪽에 한잔하니 취기가 올라온다. 요즘 걷는 이들이 있냐고 하니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가야천을 걷다보니 계곡 주변에 캠핑장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마을을 끝으로 소리길탐방지원센터가 나오고 본격적인 탐방로가 이어진다. 숲속으로 들어서니 계곡과 가까워 물소리가 들린다. 물은 옥빛으로 물들어있다. 바위들은 급류에 닳고 달아 반질반질 다듬어져 하얗게 빛나고 있다. 홍류문을 지나자 너럭바위에 수많은 이름들이 새겨져있다. 예나 지금이나 그냥 보지 못하고 낙서하기 좋아했나 보다.

소나무숲길도 걸으며 작은 폭포도 구경하며 다리도 건너며 변화가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월하정인 정말 좋다고 한다. 그 소리에 나도 기분이 좋아 이 길을 선택하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매표를 하고 홍련암을 지나 다시 계곡으로 들어서니 고운 최치원도 즐겨 찾았다는 곳에 농산정이 있다. 정자는 정면2칸의 팔작지붕형태로 조선시대 건물형태로 후대에 세워졌다고 한다.

완만하던 길은 급하게 변하고 계곡과 멀어진다. 소나무 숲으로 변하고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 모두 상처가 있다. 일제강점기 말 송진을 수탈하기 위해 채취한 흔적들이다.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을 지금 세대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오르락내리락 길을 걸으니 길상암을 지난다. 경사가 급한 계단 위로 처마선만 보이는 전각들을 보고 월하정이 안 올라간단다. 시간에 쫒기여 그럴 수도 있어 길을 재촉하니 해인사 입구에 도착했다.

해인사 경내를 돌아 내려오니 오후4시가 가까워 택시를 이용하여 되돌아왔다.

 

'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곡성 섬진강둘레길 3구간  (0) 2022.02.07
산수유꽃담길  (0) 2021.10.14
옥정호 마실길  (0) 2020.12.20
달마고도  (0) 2018.10.10
진안고원길  (0) 201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