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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달마고도

by 허허도사 201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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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9. (한글날)

 

달마고도

 

달마고도 차마고도를 연상시킵니다. 해남 미황사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12시가 한참을 지나버립니다. 채비를 하고 시작점을 찾아보니 미황사 입구 우측에 안내판이 보이며 지리산둘레길에서 익숙한 나무 이정표가 서있습니다.

 

안내판을 보고있는데 누군가 길을 헤맬지 모르니 안내판을 찍어가라고 합니다. 길은 아주 잘 조성이되어 헤맬일은 없었습니다..

달마고도는 4개구간으로 조성되어있지만 구간표지가 없어 의미는 없겠습니다.

해남 달마산 둘레길 달마고도 17.47km 주요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1구간 미황사 - 큰바람재 2.71km

2구간 큰바람재 - 노지랑골 4.37km

3구간 노지랑골 - 물고리재 5.63km

4구간 물고리재 - 미황사 5.03km

 

17km 한시간에 4km를 계산하여도 5시간이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벌써 오후 1시가 다되었습니다. 도착하면 오후6시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숲이라 오후 5시면 어두워 지지요 그래서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숲으로 향합니다.

 

하늘은 구름이 두터워 비가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1구간은 미황사를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갑니다. 달마산은 489고지로 도솔봉 375m를 제외하고 200~300m를 오르내리며 평지와 같은 길을 걸어 그다지 힘들지 않았지만 마지막 구간은 시간에 쫒기여 구보를 할 정도였습니다.

 

절 주변 숲이 그러하듯 동백나무가 빽빽합니다. 키큰 떨기나무숲을 따라 둘레길을 시작합니다. 나무에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 천천히 걸어보세요라는 문구가 걸려있습니다. 둘레길에는 이런 문구가 간간히 보이니 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길은 두사람이 걸을 정도의 폭으로 돌을 쌓아 잘 다듬어 놓았습니다.

 

달마산을 보면 병풍처럼 펼처지는 암능이 인상적이지요 그 아래 돌들이 지천입니다. 너덜지대를 수없이 지나갑니다.

 

이길은 땅끝천년숲속길과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정표는 1km마다 총17개가 기본적으로 세워져있으며 갈림길에 몇군대 더 있습니다. 현 위치를 알 수 있는 표지판이 세워졌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지점이 큰바람재, 노지랑골, 물고리재 등을 알 수 없어 공간적인 감성이 부족하였습니다.

 

한 굽이 돌아서자 아열대수종인 키작은 늘푸른나무 광나무, 사스피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지면에는 산죽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삭줄이 지천에 깔려있습니다. 조그만 계곡에는 물도 흐르는 등 건강한 숲입니다.

 

편백나무 숲을 돌아서자 임도와 연결되며 이쯤이 1구간 끝 바람재인가 싶습니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너덜지대가 나타나며 삼나무숲이 끝날쯤 숲으로 들어서며 거대한 너덜지대가 훤하게 빛을 발합니다. 위를 보니 바위능선이 날카롭게 이어집니다.

 

너덜지대를 지날때면 바위들의 크기와 다양한색들로 나타납니다. 주로 회색빛이 돌며, 백색, 청색, 갈색 등

 

달마산 아래 삼면이 바다라 북쪽지역을 돌아서면 바다를 줄곧 보며 걷게 됩니다. 산 아래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들녘이 펼쳐지며 멀리 완도대교까지 다도해를 바라봅니다.

 

둘레길의 원조 제주에서도 방문하였는지 제주00산악회 꼬리표를 나무에 매달아놓았습니다. 서쪽방향으로 돌아서자 숲은 상록수림으로 지면에는 마삭줄과 송악이 뒤엉켜있습니다. 그리고 보라색 도라지꽃을 닮은 모싯대와 잔대가 많이 보입니다.

 

3km쯤 걸었을까 습지가 나옵니다. 낮은 산이지만 곳곳에 물이 내려옵니다. 예전 암자터였는지 넓은 평지에 샘과 조그만 둠벙이 보입니다. 이곳 둘레길 쉼터에는 목재의자 대신 돌로 쌓아놓은 장의자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숲은 변화가 없으며 간간히 비춰지는 마을 풍경과 바다를보며 가파른 벼랑길도 나타납니다. 4번째 표지판을 지나자 대숲이 보입니다, 대숲 가운데로 난 계단을 밟고 올라서니 절벽아래 터가 나타납니다. 물소리도 제법 들리는 곳이 암자터였는지 와편도 밟혔습니다. 안내판이 없으니 추정만 할 뿐입니다. 쉬기에 적당하여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김밥을 나눠먹었습니다. 바람끝이 차갑습니다. 구름낀 하늘은 무채색으로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비가 내릴지 걱정입니다.

 

몇 개의 너덜지대를 지나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6km까지 시나브로 올라갑니다. 큰바람재를 지나자 서쪽지역으로 이동하는 듯 위쪽을 보니 암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은 가파른 벼랑길로 내려가며 아래쪽 마을도 가까워집니다. 수종은 떡갈나무, 소나무 등이 잡목이 섞인 숲으로 변하며 거대한 바위들도 보입니다. 바위틈엔 보라색 층꽃이 자랍니다.

 

도솔암

 

10km를 지나고 또하나의 너덜지대를 지나자 기암괴석의 거석들이 길 앞에 서있습니다. 멀리서 월하정인이 바위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럴 듯 하였습니다.

 

조금 더 들어서자 도솔암 300m 조그만 이정표가 서있습니다. 앞서가던 월하정인 고민합니다. 도솔암을 위해서 1시간을 경유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직진 할 것인지, 사실 제가 도솔암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지요 한번은 가봐야겠지 하며 오르기 시작합니다. 가파른 경사에도 월하정인 오늘 만큼은 날다람쥐가 되었습니다. 지그재그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이 길이 맞을까 할쯤 산비탈에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설마 저 허름한 건물(종무소)은 아니겠지 하며 능선에 올라서니 보이는 것은 온통 바위뿐입니다.

 

 

도솔암이란 암자는 여러곳에 있지요 그중 이와 비슷한 곳이 선운사 도솔암 내원궁일 것입니다. 정상 바위틈에 자리잡은 것도 그러하며 하지만 이곳 도솔암은 2칸짜리 전각하나 뿐인 암자로 사뭇다른 느낌입니다.

 

산능선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과 바위뿐입니다. 거친 바위틈엔 마삭줄이 팔뚝만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절벽에는 구절초가 하얗게 피었을 뿐입니다. 북동쪽을 바라보니 바위틈으로 용마루가 보입니다. 도솔암입니다. 바위틈은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을 남겨두고 요새처럼 둘러쳐있습니다. 어떤공간이 펼쳐질지 궁굼합니다. 돌계단을 올라 들어서니 2칸짜리 작은전각에 도솔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앞을 바라보니 병풍처럼 바위가 둘러쳐있으며 아래로는 마봉리쪽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담장아래를 보니 또하나의 전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도솔암을 내려와 들어서니 삼성각 입니다. 삼성각에서 도솔암을 바라보것도 장관입니다. 삼성각 바로 앞이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고 하여 사진도 찍어봅니다.

도솔암을 내려오니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집니다. 앞으로 7km를 더 가야합니다. 월하정인 산악 구보를하듯 달리기 시작합니다. 12번째 표지판을 지나자 땅끝천년숲옛길 갈림길에서부터 조림지대가 나옵니다. 편백나무와 목백합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동호마을이 지척입니다.

 

 

마봉임도길을 지나 편백나무 조림지 임도길을 따라가다 4km남은 거리에서 다시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어둑해진 삼나무 숲은 길을 재촉합니다. 1시간 정도 달리면 되는데 서쪽하늘을 보니 뻘겋게 달군 하늘이 점차 좁아지고 있습니다. 오후5시가 넘자 숲은 어두어지고 시계가 좁아집니다. 바닥은 미끄럽고 더 이상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이 숲을 벗어나 절에 도착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보안등이 켜진 절에 도착했습니다.

 

불이 켜진 대웅전엔 저녁예불 중입니다.

조용한 산사를 빠져나와 어둠을 뚫고 순천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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