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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

조비골

by 허허도사 2017.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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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0.

오랜만에 조비골을 달렸습니다.

기록을 보니 고도 444m로 나옵니다.

10여km를 줄곧 가파른 오르막을 타다보니

두번이나 자전거에서 내려 터질듯한 심장을 달려야 했습니다.

 

오늘 날씨는 활동하기 최악입니다.

고온다습한 날씨는 누군가 건드리면 폭발할정도의 불쾌지수를 담고있습니다.

봉화산 터널을 넘자 벌써 땀이 촉촉해집니다.

동천을 지나 석현천으로 그리고 향림사를 지나

외로운 산길을 달리기위해 맥주 두캔도 준비합니다.

향림사를 지나자 오르막길의 시작을 알리듯 조비저수지를 지나자 비오듯 땀이 떨어져

아스팔트위에 선명한 자국을 남기며 지나갑니다.

 

조비골에 다다르자 산장에선 평상위에 닭백숙과 구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왁자지걸 즐기는 소리를 들으며 이런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편안하게 피서를 즐기고

누구는 무더위에 고통을 즐깁니다.

가끔 한계에 부딪치는 쾌감을 즐기는데 대부분 왜 그렇게 혹사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지요 별란 취미라고 생각하시길

 

조비마을에 다다르자 첫번째 한계에 접어듭니다.

패달을 밟을수록 고통이 잦아드는 시점입니다.

결국 자전거에 내려옵니다.

땀은 싱거워 물인지 구분도 안될정도로 흘러내립니다.

닦아도 닦아도 마르지 않는 땀은 몸을 더욱 쳐지게 하며

그저 눕고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한참을 아스팔트 바닥에 의지하고 있을쯤 한명의 외로운 라이더가 지나갑니다.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인근 승강장에 자리를 잡고 물만 연거프 마셔됩니다.

 

아직 회복하지 못한 몸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조비마을을 지나 또 한번의 갈등이 찾아옵니다.

신하농장을 앞두고 그만 멈쳐야 했지요

땀으로 젖은 옷과 땀에 더렵혀진 안경 참으로 패전병이 따로 없습니다.

정상에서 마시려던 맥주는 500m를 남겨두고 허기인지 호흡곤란인지 허전한 배속을 시원하게 채워줍니다.

지나가는 차가 보면 처량한 모습에 무슨짓이네 하겠지요

그런생각에 잠길쯤 신나게 내려오는 라이더와

반대로 올라가는 승용차가 앞을 지니칩니다.

무동력과 오토매틱 참으로 절묘한 순간입니다.

멍하니 바라보니 조금전 마주치던 라이더가 힘겹게 인사를 하며 지나갑니다.

 

맥주한캔으로 충전된 몸은 본능적으로 자전거 패달을 밟습니다.

마직막 오르막 곧바로 오를힘이 없어 지그재그로 힘을 덜어보며

한바퀴 두바퀴 굴려보니 끝이보입니다.

조금전에 지나갔던 외로운 라이더 뒷모습이 보입니다.

정상에 마련한 밴치에 앉아 물한모금 나눠마시며 고독한 라이더들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라이더는 오던길을 되돌아가고 나는 삼거동으로 넘어가 다시 상사 동백마을로 향합니다.

 

시속50km로 내려오는 길은 순간입니다.

아교마을에서 상사 동백마을길로 임도를 타고 넘어가니

그다지 높지않은 임도길은 수월하게 지나갑니다.

동백마을에서 상사 이사천을 따라 맑은물관리센터를 지날쯤

앞바퀴가 펑크가나 튜브를 교체하고 덕분에 숨한번 고릅니다.

 

그리고 내리쬐는 동천을 따라 집으로 돌아옵니다.

더이상 달리지 못하고 45km 가볍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조비마을 뒤 정상

 

아교마을에서 동백마을 임도길

 

상사 동백마을

 

 오늘의 기록 최고고도 44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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