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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

755m 그리고 용지동

by 허허도사 2017.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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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8.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봉강에서 간전으로 넘어가지 못한게 아쉬워 다시 오르기로 합니다.

자갈들이 굴러다니고 굵은 돌들이 튀어나온 비포장은 월하정인에게 무리입니다. 

그리고 급경사에서 낙상사고로 크게 다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출발하였습니다.

 

가뭄에 이른 폭염까지 오늘 만만치가 않겠습니다.

지난주 지나쳤던 길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꽃사슴농장을 지나자 깊은 숲속으로 들어서자 열기가 조금 수그러 듭니다.

인적이 드믄탓에 숲은 원시림 그모습으로 건강합니다.

빽빽하게 자란 키높은 나무는 하늘을 뒤 덮어 간간이 보일정도 입니다.

해발 600m에 이르러 계곡이 바로 옆으로 다가 옵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더위에 시원하게 들립니다.

가뭄속에서도 물이 흐르는 것을 보니 높고 깊은 산임을 깨닳게 합니다.

 

이제 조금만 오르면 지난주 되돌아왔던 지점입니다.

보일듯 말듯한 끝을 찾아 한없이 올라갔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고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코너만 돌면 끝이겠지 이번이 마지막 오르막일꺼라는 눈속임을 수도없이 반복하면서

가슴이 오금거리는 순간까지 버티며 산중턱에 오르니 백운산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

해발755m까지 27km를 쉼없이 달려올라 왔습니다.

땀은 말라 소금으로 변해 얼굴이 까칠까칠 하며

입술은 바짝 말라 갈증이 더해가며 

다리가 묵직하게 뭉처옵니다.

그늘아래 적당한 돌을 찾아 잠쉬 숨을 고르며 시원한 맥주한잔으로 갈증을 해결합니다.

 

이제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334m의 오르막이 남아 있습니다.

올라왔던것 보다는 길이 좋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내려가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 길은 험하고 간간히 무너져내린 돌들이 길을 뒤업고 있어으며

계곡을 지나가는 곳은 침식으로 커다란 구멍이 보이는 등 위험한 순간이 몇번이고 나타납니다.

그리고 풀과 나무가 우거져 길을 잠식하고 있었습니다.

내리막길이지만 속도는 낼수가 없는 여건으로 브래이크가 밀릴정도의 경사구간도 있으며

돌들이 뒷바퀴를 밀치는 등 긴장속에 4km를 내려오니 길은 안정되어 속도를 내어 달려봅니다.

 

하지만 깊은산속으로 바로 옆으로 박쥐나무, 개다래, 천마 등 귀한 나무와 꽃들을 볼 수 있었답니다.

숲속 식구들과 여유를 부리며 내려오니,

오늘의 목적지 구례 간전면 용지동이 나옵니다.

계곡에는 더위를 피해 놀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 들려옵니다.

 

피로와 배고품이 밀려오는 순간입니다.

이젠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를 달려갑니다.

황전까지 가파르고 긴오르막을 오르며 황전과 서면을 지나 집으로

갈증을 이기며 돌아왔습니다.

 

천마

 

임도길 정상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숲으로 변한 길

 

뒹구는 돌들에 내려가기도 버거운 길

 

개다래

 

박쥐나무

 

딱총나무

 

안정된길

 

털중나리

 

34km 용지동

 

순천 황전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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