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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방 하나

by 허허도사 2008.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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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집을 고쳐보겠다고 시작한지 5개월이 접어듭니다.

무작정 다락을 헐고 천정(반자)를 뜯고 일을 벌려 놓았습니다.

봄부터 여름내내 잡초와 씨름을 하고

흙이 없어 벽을 쌓지 못하고 뜯어낸 흙으로 간간히 보수하고

구들을 살려보겠다고 무너진 함실과 아궁이를 보수하는등

크게 낳아지는 것도 없이 시간만흐렀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었지요

평균 한달에 삼사일정도 일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하나를 완성하였습니다.

이 작은 방을 고치는데 삼일은 족히 걸렸습니다.

황토를 채에거르지 않고 물에 개어고운흙과 석회 찹쌀과 한천을 끓여 섞고

사다리를 타고 아슬아슬 붓칠을 하였습니다.

온몸이 뻑적지근 하였지요...

막노동 하는 사람들이 왜 막걸리(술)를 먹고 일을 하는지

오늘도 맑걸리가 그리웠습니다.

다음엔 한 대여섯병은 사다 놓아야 할까 봅니다.

한 1~2mm정도 미장이 된것으로 보여집니다.

나무는 집사람이 장난감이라며 그라인더로 갈고

동백기름을 칠하였습니다. 세월을 한겹 벗겨내니

은은하니 한결 부드러워보입니다..

이번주 한지로 도배하면 마무리 됩니다.

대들보 상량문에 단기4289년(1956년)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그리 오래된집은 아니지만 애착이 갑니다.

빨리 빨리 하고싶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겠습니까.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 일하는 저를 보고 기술자냐고 묻더군요

그냥 웃었습니다.

아마 동내분들이 재주도없이 맨손으로 느그들이 뭐를 하겠냐고 생각하실겁니다.

한몇달 노닥거리다가 포기하겠지 하고 ....


몰골이 말이 아니죠 석가래에 묻어있는 흙을 털다가 땀에 젖은 옷에 범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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