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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아랫집 윗집

by 허허도사 2008.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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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중에 들어와 일을 하려고 하였지만

오전에 일을 보고 오후3시쯤 도착하였다.

나는 도배를 하고 옆지기는 아궁이에 불을 지핍니다.

땔감은 있나구요

집에 버려진 가구를 가져와 태웠답니다.

여러분은 절대 가구 태우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니스와 각종도료가 타면서 매쾌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수명이 일년정도는 단축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여전히 불집히는데 서투른 엽지기가 아궁이로불은 않지피고

연기만품어대고 있습니다.

보다만 윗집 할아버지가 뭘때고 있어 합니다.

잠시후 소나무 장작을 대여섯개를 던지고 갑니다.

'이것 지피면 따뜻할겨'합니다.

매번 신세를 집니다.

다음에 맛난것을 사드려야 할것같습니다.

역시 소나무라 향기좋고 화력이 대단합니다.

몇개 넣지않았는데도 연기도 않나고 쑥쑥 잘들어갑니다.

열기도 후근달아 올라 집안가득합니다.

어느덪 주변이 어둡고 적막합니다.

아궁이열기에 막걸리를 반주삼아 저녁을 먹고 다음날을 맞이합니다.

간밤에 추워서 혼났지요

잠간 땐불이 방두개를 지필여유가 없었나봅니다.

얇은 침낭사이로 찬기가 솔솔솔 밤새 뒤척였습니다.

엽지기는 그나마 미지근한 바닦에 오리털침낭을 둘러쓰고 드르렁 곤히자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동내가 소란합니다.

7~8시경이나 되었겠지요

일요일은 늦잠을 자야 주간피로가 풀릴것인데

눈을 붙혀보지만 허사입니다.

추위에 잠을 설치니 몸이 가뿐하지 않습니다.

추위가 오기전에뒷벽을 쌓아 올려합니다.

전처럼 반죽을 하지 않고 흙과짚을 섞고 자루에 담아 물을 적시기로 합니다.

진행속도가 빠르고 좋습니다. 단지조금단단하지않고 출렁거린다고 할까요

하지만 3주에 걸쳐 쌓은 벽보다 오늘 하루 더많이 쌓았습니다.

담아온 흙도 절반이상 줄었습니다.

그만큼 많이 쌓아 올렸겠죠

10시경 윗집 할아버지와 건너편 아저씨가말로 거듭니다.

'오늘은 담쌓을려고'

건너편 아저씨는 '보통일이 아닌디,

그냥 블록으로 싸브리지 무러라고 고생혀'합니다.

그새 아랫집 할머니더 들려 허허 합니다.

'들깨도 지질로 나브렀네'

명아주를 보며'이걸 뭐더러 나도 씨떠러지면 징한디

내년에 말도 못혀'하며 뚝부러버립니다.

(가벼워지팡이 만들면 좋다고하여 키우고있었는데 )
'어매 호박이 영글렀내 냅도야 쓰겄구만'

호박을 하나 따옵니다.(우리것도 아닌데 놔두시는게 도와 주는건디요)

이거 호박전만들어 묵어 이따가 가져가 합니다.

윗집 호박덩굴이 내려와 저번에도 동내 형님이 따서 하나를 줬는데

이번에 또....

윗집 할아버지가 거듭니다.

담너머 가분건 내 것 아니고 자네것인게 가져가....

잠시 시려고 마루에 걸터 앉으니

할머니가 술한병 받아와 하시며 바로 집으로 향합니다.(저번에도 막걸리 한병 얻어 먹었지요)

이번엔 맥주한병과 고들빼기 파김치와 함께 가져 오셨습니다.

일 할땐 이런걸 마시면서 해야써

우린 지금께 맥주며 소주며 썩어부렀어

가져오신 파김치엔 잼피가 진하게 감미되어 제입맛에 딱이였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모금하니 아주 좋습니다.

자주와서 하는 일이 아니니 하루 일량이 정해졌나 봅니다.

몇번 하였더니 서서히 지칩니다.

옆지기가 친구와 통화를 합니다.

누추한 시골집에 누군가 탐방할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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