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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경황없이 보낸 연휴를 끝내고 생각이 났다. 구례 광의면에 있는 산소에 막걸리 잔을 올리며 새해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천은사로 향했다. 천은저수지 둘레로 난 천은사상생의 길을 걸었다. 과거 천은사 매표소가 있는 곳에서 출발하여 천은사로 향했다. 대크길을 찾는 이들이 제법 되었다. 좁은 길을 비켜 걸으며 겨울 호수의 찬 기운이 스며들었다. 날은 포근했다. 잔잔한 호수 위는 그 흔한 오리들로 없었다. 원앙 한 쌍이 수면 위를 노닐 뿐이었다. 그나마 어디론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활엽수들의 잔가지와 청록의 대나무 쭉 뻗은 소나무가 수면을 향하고 있다. 어제 화엄사에 이어 오늘 천은사는 아담했다. 종파도 다르지만 불사를 향해 경내는 어지러웠다. 범종루 단청불사를 진행중이었다. 이곳에만 오면 수십년전 부처님오신날 막걸리 공양에 감동 받은 기억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불교와 연 없는 나에게는 그뿐이다. 대웅보전을 돌아 화대화상이 있는 석불에 소원엽서를 걸었다. 장인어른의 쾌유와 아들들의 미래를 기원하는 글을 적었다. 그리고 관음전에서 월하정인은 삼배를 올렸다.
다시 상생의 길을 걸었다. 소나무 숲이 이어졌다. 데크 길을 따라 해탈교 반야교 미타교를 걷너며 무었이 먼져야 하냐고 묻는다. 답이 있겠는가. 섬진강이 보이지 않는 제방에서 서시천을 바라보며 그 길이 짧아 다시 반대방향으로 걷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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