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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태안사

by 허허도사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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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두산 태안사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태안사를 찾았다. 연이틀 장맛비가 송강 상태를 보이더니 또한 가랑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걸었다.
태안사는 전태일 시문학관에서 숲길을 따라 오솔길을 걸어야 한다. 선암사나 송광사처럼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좋다. 빽빽하게 자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그리고 바위에는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어 천년 고찰의 품격을 더해준다. 전태일 시문학관에서 한눈판 사이 월하정인 숲길이 아닌 차도를 따라 걸어간다. 결국 잡석이 깔린 길을 걸었다. 그나마 포장이 안 되어 다행이다. 계곡에는 불어난 물이 사방에서 쏟아져 흰 포말을 이루며 우레 소리를 내며 힘차게 내리쏟는다. 숲길은 불어난 물로 인해 징검다리가 잠겨 걸을 수 없었다.
태안사는 구산선문 중 한 곳으로. 지리산이나 조계산의 명산의 품을 마다하고 봉두산 아래 터를 잡았으니 세속과 단절을 꿈꿔왔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 흔한 석탑 하나 보이지 않는다.
봉두산은 해발 753m 낮은 산이지만 계곡에 흐르는 물의 양은 적지 않다. 굽이쳐 내려오는 물은 낙차를 보이며 우레 소리를 내며 보성강으로 흐른다. 그 시작은 능파각에서 출발한다.
장마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습한 기운은 온몸에 땀이 적신다. 월하정인 그것을 못 참고 먼저 내려간다. 찬 기운과 만나니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능파각서 일주문까지 전나무의 우람한 몸통을 자랑하며 서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우측 승탑밭이다. 광자선사 탑비와 승탑이 있다. 조각이 화려하여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태안사는 전란에 모두 소실되어 문화적 가치는 능파각과 일주문만 남았다. 모두 근래에 조성된 전각들로 그 구성이 일반 가람 배치와 달리 보제루와 대웅전 산신각의 단출한 구성을 하고 있다. 오히려 출입을 금하는 선원이 규모가 압도적이다.
대웅전과 산신각을 둘러보고 대웅전 뒤를 돌아간다. 보리수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있다. 능소화가 있는 담장을 따라 올라가면 적인선사의 승탑과 탑비가 있다. 완벽하게 보존된 승탑은 국보가 아닌 보물로 지정되었다. 군민들의 국보 승격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서둘러 내려왔다. 에어컨이 필요했다.
내려오니 햇볕이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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