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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인제동 C지구

by 허허도사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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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뛰어놀던 골목은 좁았다.
큰 건물들이 들어선 도시에서 오래된 집들은 작고 초라해 보인다.
그곳에서 숨바꼭질 말뚝박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팽이치기 땅따먹기 돌치기(비석치기) 연날리기 불깡통돌리기(쥐불놀이) 딱총과 물총놀이 계절마다 바뀌었던 놀이 들이다.
어둑해질 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가던 그 시절
방역 차를 따라 달리던 그 시절
반딧불이 돌아다니며 평상에서 흑백 TV를 함께 보았던 시절
시궁창이 흐르던 그 시절
높게 보았던 지붕은 오늘따라 낮게 드리웠다.
블록으로 쌓아 올린 집들
시멘트 기와를 올린 박공지붕은 강판으로 바뀌었지만 한두 채는 여전히 남아있다.
좁은 마당은 밖이 보일세라 담장으로 둘러쳤다.
창마다 방범 창살이 설치되었다.
유학생이 많았던 시절 좀도둑이 극성을 부렸다.
구멍가게를 하였던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살았던 집은 옆집과 함께 허물려 3층 집으로 변했다.
옆집은 나무로 만든 대문이 철문으로 바뀐 건 말고 변함없다.
엄마 등에 업혀 있던 나를 놀려대던 그 형은 지금 어디서 잘살고 있겠지.
친구들도 어디선가 잘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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