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곡사
대웅전에 요사체 하나에 둠벙같은 연못이 기억나는 곳이다.
월하정인과 처음 맞나 굽높은 구두를 신은 것도 모르고 승탑을 돌았다.
지금 생각해도 멋도 모르는 놈이였다.
그래서 친구들이 결혼한 것을 신기해했다.
연곡사에 도착하니 허기가 진다.
사내에 있는 찻집에 들러 대추차와 오미자차를 마셨다.
진빵 하나를 덤으로 주어 나눠먹으니 든든하다.
그래도 볼 것 없는 전각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들르는 곳이다.
템플스테이션에 이어 금강문이 불사중에 있다.
절의 모습은 바뀌어도 대웅전 뒤편으로 이어지는 승탑길은 여전했다.
예전에는 부도탑이라고 불렀지만 이제 승탑이라고 한다.
화려한 조각으로 이제 막 설치했거니 한 동승탑과 조금 부족한 북승탑 그리고 명문이 있는 서승탑까지 한바퀴를 돌아볼만 하다.
이러한 구조의 승탑은 순천에서는 흔하다.
선암사를 비롯하여 정혜사, 동화사, 근처 곡성의 태안사까지 신라말기의 조각품들이다.
비슷하면서도 규모나 조각 등이 다르기에 기단부터 상부까지 천천히 구석구석 바라볼만 하다.
기단의 화려한 구름조각과 연판문에서 사천왕상 조각의 몸체와 기와형태의 지붕돌과 봉황이 날개짓하는 상부 조각까지 놓치지 않는다.
동승탑비 귀부는 거북형태에 날개가 달려있다.
연이라는 상상의 동물이란다.
북승탑
서승탑은 명문이있어 소요대사 탑비란다.
주변으론 후대에 세워진 종형승탑과 고졸미가 있는 두 개 승탑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있다.
뒤로 붉은 홍송이 에워싸고 있어 분위기가 아늑하다.
현각선사탑비의 귀부의 크기가 최고인 듯 하다 그리고 거북 등에는 꽃까지 새겨놓았다.
아쉽게도 박리가 심해 일부만 남아있어 언제 보지 못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수에는 여러마리 용이 뒤영켜 살아있는 듯 하다.
동백나무숲 아래 외로이 서있는 비석하나를 뒤로 한 채 연곡사를 뒤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