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
새해 첫날이다.
아침부터 카톡이 울린다 봉화산, 화포에서 찍은 일출사진들이다.
뒤로하고 늦잠을 잤다.
월하정인 새해 밝은 기분으로 절에 가고 싶다고 한다.
갑자기 화엄사를 가보잔다.
화엄사에 도착하니 많은 이들이 방문을 하였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다.
불이문을 지나 금강문 오르는 길 판석을 보니 거대하다.
대충보아도 2*3m는 족히 넘어보인다.
오늘 눈에 새롭게 띄었던 것이다.
매순간 이렇게 새로운 것이 보이니 가까이 있어도 보지못한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천황문을 지나 청풍당으로 들어섰다.
익히 아닌 길이라 굳이 금당으로 향하기 보다 자유로운 동선을 따라 가기로 한다.
청풍당 편액이 화려하다.
푸른 바람이라. 담장에 막혀 바람이 보이지는 않겠다.
정묵당 기단석 양지바른곳에 고양이들이 졸고 있다.
모델인양 사진을 찍어도 꼼짝을 안한다.
낮선이보다 따땃한 볕이 좋은가보다.
운고루를 지나자 하늘은 푸르게 맑다.
노고단에 구름이 지나가자 산이 하얗게 변한다.
노고단에 오르면 눈꽃을 보겠다.
노고단으로 가자고 했다.
하지만 변덕스런 날씨는 금새 어두어지고 눈이 내린다.
눈내린 산사라 거대한 각황전이 눈에 들어온다.
이층전각은 드물다
거대한 기둥이 받치는 전각내부는 상상할 수 없는 기하학적인 구조로 솟아있다.
목을 뻗어 천정을 보니 용이 꿈틀대는 듯하다.
아주 오래전 상인방 한쪽에 비천상이 그려진 모습을 촬영하였던 기억이 있다.
바래 사라졌는지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나의 기억이 틀리길 바랄뿐이다.
사진사가 연거푸 사진을 찍어댄다.
렌즈를 바꿔가며 법당안 촬영허가를 받았는듯 자유롭다.
일반인이 사진을 찍자 한쪽에서 시주받는 분이 바로 저지한다,
법당안은 촬영금지라고 한다.
나두 몰래 한두장 찍었다. 허허...
각황전에 올때마다 처마밑에 달린 풍경을 바라보곤 하였다.
물고기가 아닌 운판처럼 생긴 풍경판이 보기좋았다.
하진만 이젠 볼 수 없다.
높은 처마에 달린 풍경은 황금색으로 알프스 소방울 같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다운그래이드된듯한 느낌은 무엇인가
사사자삼층석탑이 있는곳으로 향한다.
여전히 수리중이라는 팻말에 갈수가 없다.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각황전앞 석등 유난히 크게 보인다.
원통전사자사탑 감로탑이라 한다 사자의 표정이 부리부리하다.
그옆 돌덩이가 궁굼하다.
그냥 갖다 놓은것처럼 보이지 않으나 무엇인지를 알만한 글을 찾을 수 없어
사자들이 공기놀이 한 장돌인가 싶다.
원통전과 나한전 사이 홍매화 한구루가 일품이다 꽃이 피는 날이 다시 찾아와 붉다 못해 검게 물든 홍매를 보고싶다.
눈발이 굵어집니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까만 기와선이 도드라집니다.
이제 구층암으로 향합니다.
대웅전 뒤로 오솔길을 따라 시누대 밭사이를 걸어갑니다.
적당히 우거진 대밭길은 바람소리도에도 조용합니다.
구층암은 모과나무기둥이 유명합니다.
가공하지않은 통나무로 기둥을 받치고 있습니다.
그 세월이 대학시절 처음 보았으니 벌써 30년이 넘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합니다.
구층암은 사실 천불보전에 있다.
익공에는 연꽃과 봉황을 조각하였고 추녀를 받치고 있는 활주 위에 봉황두마리를 열십자로 조각하여 받쳐 놓았으며 도리와 창방끝은 연꽃무늬와 거북탄 토끼 등 재민난 조각을 찾는 재미가 있다.
눈발은 거세지고 월하정인은 제대로 내리는 눈발이라며 첫눈이라고 한다.
구층암을 내려와 언제 가보겠냐며 연기암으로 가자고 한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연기암 보통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단축하고자 차량을 이용하였습니다.
비포장에 공사중이라 눈이내리는 날에도 흙먼지를 날려대야만 했다.
걷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속도를 최대한 줄여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기암에 도착하니 예전 모습 그대로이며 섬진강을 눈발에 희미하게 들어온다.
춥기도 하고 눈이 쌓일 것 같아 내려와 연곡사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