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4.
조비골 라이딩
순천 향림사를 지나 조비마을을 넘어 삼거마을로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작년 이맘때 달리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올해 폭염은 유달리 길고 지치게 합니다. 이런 날씨에는 에어컨 바람에 몸을 쉬는 게 마땅하나 역마살이 끼어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좀이 쑤셔 오늘도 나서봅니다.
동천을 따라 석현천으로 올라가 향림골을 지나갑니다. 향림골은 향림사가 있어 그렇게 불러집니다. 향림골을 지나면 조비마을이 있는 조비골로 이어집니다. 조그만 계곡도 있으며 닭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산장(음식점)들이 즐비 합니다. 계곡에 위치하여 요리와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오늘 같은 날씨에 많이들 찾아 올라옵니다.
석현천에서 향림사로
향림사
사계절 산장을 지나 조비교를 지나자 오르막길의 시작이 됩니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대단합니다. 땀은 방울져 떨어지며 속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불영사를 지나고 성산요양원이 바로위쪽에 전원주택 단지를 개발하는지 토목공사가 한창입니다. 옹벽이 높게 올리며 시존에 있던 모습은 사라지고 넓은 터가 조성이 되고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며 이 깊은 골까지 개발하려는 욕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적당히가 없는 세상입니다.
성산요양원을 지나자 무더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결국 조비마을 승강장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조비골을 수없이 넘어보았지만 오늘이 최악입니다. 물을 들이켜 보지만 갈증은 쉽게 해갈되지 않고 시원한 그늘을 찾아보지만 바람조차 불지 않은 날씨에 땀은 척척하게 젖어 듭니다.
다시 패달을 밟아봅니다. 지금껏 올라왔던 길보다 한층 더 가파릅니다. 쉬었던 몸은 근육이 굳어 종아리가 조여옵니다. 기아를 저속으로 변속을 하고 한발 한발 밟아보지만 맘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바로 오르지 못하고 지그재그 갈지자로 더디게 올라갔습니다. 시멘트 포장도로는 아스팔트 보다 더 덥게 느껴집니다. 반사된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포기하고픈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땀 냄새인지 아니면 거친호흡 탓인지 날파리가 하나둘 모이더니 이젠 때로 몰려듭니다. 귓속까지 앵하며 들락거립니다. 결국 멈춰 파지 잡듯이 허공을 휘둘러 잡아채고 나서야 다시 탈수 있었습니다. 이제 100여미터 막바지 입다. 중간에 쉬지 않고 올라가야 했는지 멈추지 않고 페달링을 합니다. 날파리 때가 또 괘롭힙니다. 정상에 도착하자 또다시 파리때를 쫒고 거친 숨을 고르고 갈증과 허기를 맥주를 들이킵니다. 하지만 몸은 만신창이가 된듯 움직이지 못합니다.
지금껏 한사람도 지나가질 않았습니다. 미친짓입니다.
작년에도 무더위에는 안타겠다고 다짐했는데 오늘 바보같은 짓을 되풀이 합니다. 아마 고통을 즐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극한 체험 몸을 방전시키고픈 .... 그러다 작년 10월경 안면마비로 한달간 고생한적이 있어 조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날 하루 종일 뒹굴이를 하였답니다.
당초 집을 나설때는 조비골을 넘어 풍치마을로 승주 서동마을을 거쳐 서면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조비골을 넘는 것조차 힘이 들어 결국 고통에서 벗어나고픈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맨주 한캔을 더 마셨습니다. 한참을 지나서야 몸을 일으켜 세워봅니다. 재를 넘어 삼거마을을 지나 내리막길이라 쏜살같이 내려옵니다. 옥천을 따라 다른 길은 돌아보지도 않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30km밖에 안 달렸는데 100km이상 달린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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