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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1박 2일

by 허허도사 200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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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물떨어지는 소리에 처마를 보니 고드름이 이렇게

이런추위에 하룻밤을 보냈으니...

우리같은 부부가 또 있을까


그래도 좋답니다.

방바닥은 뜨끈한데 담요로 문을 막아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맥주에 온도는 냉장고수준입니다. 입에서 입김이 한없이 올라갔답니다.

바닥온도는 29도

오후내내 불을 지폈는데 이제 29도로 올라갑니다.

1박 2일이 되고말았습니다.

아이들을 큰집에 맏겨두고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찬밥과 김치와 막걸리 다섯병 맥주 두병....(누가 들으면 알콜의존증 환자로 생각하실런지)

쌍암을 지나자 깊은 산엔 눈이 보입니다.

바람도 불고 기온은 어제보다 더 내려간듯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물확에는 얼음이 얼어 끔쩍도 안하고 응달에는 눈이 쌓였습니다.

땅은 얼어 질퍽이고

북쪽처마엔 고드름이 대롱대롱 달려 별천지가 따로 없었지요

얼마나 추운지 부엌에 둔 황토개인물과 석회가 꽁꽁얼어 있습니다.

더욱이 수도가 얼어 녹이지 못하면 되돌아갈 판입니다.

짐을 풀고 집사람은 아궁이 양쪽에 불을 집히고

나는 신문지를 돌돌말아 불을 지펴 수도꼭지를 녹이니

다행이도 물이 터집니다.

부직포로 돌돌감아 놓습니다.

전에 막았던 굴뚝하나를 다시 터봅니다.

불이 잘들어가 굵은 나무토막을 냄큼받아먹습니다.

다섯시간 정도 불을 집혔나봅니다.

해가 뉘자 잠자릴 살핍니다.

조그만 방에 이불을 파고듭니다.

위엔 조끼를 껴봅니다. 그래도 추위는 가시질 않습니다.

냉장고가 없어도 막걸리와 맥주는 차디찹니다.

배가 출렁이도록 마셨는데도 찬기운이 가시질 않습니다.

바닥은 50도가 넘어 등이 따시지만

이불위 목을 내놓기가 무섭게 시립니다.

다음날 11시까지 이블에서 나오질 않았답니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곰처럼 둔하게 다음날을 시작했답니다.

이런게훗날 추억으로 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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