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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뫼길

고창 청보리밭

by 허허도사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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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다. 호우경보가 내렸다. 월하정인 나만 보리밭에 가보지 못했다고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불렀다. 광주에 올라왔으니 가까운 고창으로 향했다.

아침에 해장으로 막걸리 한 병을 비웠다. 월하정인이 손수 따라 주었다. 그것으로 오늘 운전은 월하정인이 하였다. 빗속을 달려 네비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와 지방도로 안내하였다. 그 덕에 구릉진 들녘을 실컷 보았다. 고창까지는 시골길을 달리다 보니 황톳빛 양파밭과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하는 계절을 눈으로 느끼게 되었다. 고창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학원농장 입구에 길을 헤매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형버스에서 소형버스까지 만차다.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추었다. 우산이 겨우 버티고 있을 정도다. 우산을 써도 비를 피하지는 못하였다.

축제는 4.15~5.7.까지다. 올해로 20회째다. 보리는 누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아예 익어가는 보리밭도 괜찮았을 것 같다. 질퍽거리는 황톳길은 신발에 달라붙어 걷기도 힘들었다. 입구에는 파렛트를 설치하여 그나마 나았으나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푸른 초원을 어디서 이렇게 볼 수 있겠는가. 바람에 보리가 춤을 춘다. 보리 이삭을 보면 까칠하게 생겼지만 함께 모여 들판을 이루니 푸른 융단을 깐 듯 부드럽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까. 비가 와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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