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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백암산 상황봉에서 백학봉 가는 길 절별 위로 소나무가 자란다. 건조한 바위틈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자라고 있다. 길목에는 백양계곡을 내려 보며 낮게 드리운 소나무 한 그루가 길을 막아선다. 예사롭지 않은 소나무는 백학송이란다. 너럭바위에 자란 가슴높이의 몸통은 닳고 닳아 반질거린다. 올라가지 마시오.란 경고문이 붙어있다. 아마도 탐방객들에 의해 몸살의 흔적이다. 사진을 찍겠다고 사람의 발에 치어 절반쯤 기울어 자란다. 기울이다 가지는 땅에 닿을 듯 낮게 드리운다. 그 모습이 처연하다. 소나무는 세월이 흐르면 가지를 내려뜨린다. 남쪽으로 향했던 가지들은 굵어지고 새로운 가지들은 처져 땅으로 향한다. 그 옆 육중하게 자란 소나무 두 그루가 가지를 길게 뻗고 자란다. 호위 무사처럼 건장하다.
백학봉을 거쳐 약사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계단 지옥이다. 이 많은 계단을 밟고 올라온 이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경사는 수직으로 떨어지고 위를 보니 백학봉의 암벽이 수직으로 가로막고 있다. 협곡에는 고목의 단풍나무가 느티나무처럼 크게 자라고 있다. 그 아래 영천굴이 있다. 2층 누각을 세웠다. 굴 안은 온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물이 흐른다. 바위틈에 흘러나온 물 영험이 있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약사암을 거쳐 내려오니 늦은 단풍이 붉게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