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하였다.
해파랑길을 걷고자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으로 향했다. 남해고속도로를 한가하다. 하지만 반대편 차선은 정체가 심하다. 다들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향하고 있으려니 한다. 2시간 만에 오륙도 공원에 도착하니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스카이워크가 있어 찾는 이가 많다. 우리처럼 해파랑길을 걷는 이들은 없었다. 오륙도에 도착하니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이란다. 동해바다의 검푸른 빛에 하늘은 파랗다. 다섯 개의 섬이 모여 있는 오륙도의 풍경을 담고 해파랑길을 걷는다. 오륙도는 해파랑과 남파랑길의 시작점이다. 목표는 1구간과 2구간을 걷는 것이다.
해파랑길1코스는 오륙도에서 해운대 미포항까지 17.7km다. 이기대 공원을 지나 광안리와 해운대를 지나 미포항에서 끝을 낸다. 이기대공원길은 가파른 데크길을 오르락내리락 걷는다. 그리고 한 사람 지나갈 좁은 비렁길과 이어진다. 해파랑길은 부산에서 조성한 갈맷길과 겹치고 여러 갈래로 나눠진다. 그래서 헷갈린다. 해안길은 여수의 비렁길에서 경험했던 풍경이다. 그리고 부산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되어있다.
갯바위에 낚시하는 풍경과 해파랑길에서 지친 걸음을 쉬고 있는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길을 걷음에 국제도시답게 외국인들이 많이 만났다. 그 길에 양보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좁은 길에 기다려 주는 배려가 전혀 없어 보여 안타까웠다. 작은 계곡에는 물이 흘러 바다로 이어지고 자연에 양보받은 길을 걷고 바다를 조망하며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는다. 어울림마당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오니 동굴 체험이 있다. 작은 동굴이지만 사진으로 남겨본다. 이기대 출렁다리를 지나 끝은 동생말이다. 동생말의 생소함은 이기대 동쪽 산의 끝이란다.
용호별빛공원에서 비렁길은 끝나고 도로를 타고 광안대교 아래를 지나 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난다. 도로는 국토종주동해안자전거길과 겹쳐 신경이 쓰이는 구간이다. 중간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 절반도 걷지 못하고 도심구간에서 피로가 쌓인다. 도심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숲길의 포근함과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걷는 것이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광안리해수욕장은 넓었다. 끝도 없이 걷는 줄 알았다.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지나가는 길은 어지러웠다. 배구를 하고 서핑을 하고 파라솔 아래 멍때리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바다에서 즐기고 있다. 도로변 카페에는 여유를 즐기고 차량은 뒤엉켜 북새통이 따로 없다.
해변을 돌아 요트경기장을 돌아가니 아이파크가 거대한 요새처럼 솟아있다. 그리고 영화의 거리란다. 제방에는 해운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영화가 촬영되었다니 모든 영화가 해운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중 내가 본 영화는 몇 편 되지 않는다. 해운대 마천루를 지나 동백섬을 가로지른다. 해는 뉘어 어둠이 내려온다. 누리마루와 광안대교 사이로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그것을 사진에 담으려 애쓰고 있다. 해안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니 생뚱맞은 인어상이 있다. 그리고 해운대해수욕장이 펼쳐진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보았던 광경이 반복되었다. 다만 더 많은 인종과 마주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미포항에 네온사인이 밝아온다. 오늘의 목적지 미포항이다. 이제 숙소를 잡아야한다. 어풀을 찾아도 빈방이 없다. 아들 숙소도 잡지않고 여행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핀잔을 준다. 우린 목적지를 정하지 않아 숙소를 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변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 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떨어진 곳을 검색하여 겨우 방 하나를 얻었다. 온천모텔이다. 그것도 9시 이후에 입실해야 한단다. 짐을 내리고 저녁을 먹었다. 횟집까지 가기에 피로가 심해 근처 족발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맥줏집을 찾아 해변으로 내려왔다. 재료가 소진된 곳 대기자가 있는 집 결국 편의점 맥주로 대신하며 하루를 마감하였다. 20km를 걸었다. 발바닥이 불나고 한쪽 무릎이 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