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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오봉산

by 허허도사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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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은 다섯 개의 봉오리를 말한다. 그 중심에는 칼바위가 있다. 오늘은 해평주차장 – 기남봉 – 칼바위 – 정상 – 용추폭포 – 해평주차장 9.9km를 걸었다.
새벽에 장대비가 내렸다.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천둥 번개가 요란하였다. 우중 산행을 결심하고 득량으로 향했다. 구름이 가득찬 하늘아래 습하고 더웠다. 해평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등산로로 진입하였다. 바닥은 축축하였다. 편백숲과 대숲을 지나 구들장채석지를 지난다. 300m의 낮은 산에 가볍게 준비하였다. 산은 산이었다. 이내 급경사지대로 지그재그로 중턱까지 올라갔다. 모기들의 습격도 한목하였다. 능선에 올라서니 득량만 간척지가 바다를 가로지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든다. 능선을 타고 기남봉으로 향했다. 벼량길로 절벽 위를 걷는다. 이곳에는 돌탑이 끝도 없다. 구들장 같은 돌을 겹겹이 쌓아 탑을 만들어 놓았다. 한 두기도 아니고 주요 조망점에 잘도 쌓았다.
조새바위다. 조새는 굴을 채집하는 어구다. 황새바위라고도 한다. 건너 마을에서는 황새가 노려보는 형상으로 타툼이 끊이지 않자 황새바위를 제거하려다 거대한 바위에 눌려 포기하였다고 한다.
산행은 계속 이어진다. 벼랑을 타고 끝없이 오른다. 구들장 돌들은 계단이 되고 성벽처럼 쌓아올렸다. 그리고 탑도 만들었다. 그래도 시루떡처럼 곳곳에 쌓여있다. 축축한 바위에는 부처손과 바위채송화가 싱그럽게 붙어있다. 돌틈사이 패랭이도 피었다. 지네발난도 손톱보다 작은 꽃을 피워 한참을 보았다. 그렇게 암릉 구간이 한참을 이어가다 뚝 끊긴다. 이내 내려간다. 아래로 칼바위가 날카로운 발톱처럼 서있다. 무슨 요새처럼 뭔가 솟아오를 것 같다. 움푹 패인 그곳은 습하고 서늘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원시의 모습으로 신비롭다. 동굴에는 인기척에 박쥐가 날아다닌다.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끝이 어딘지 모를 지경이다. 돌아 나와 동굴을 지나 칼바위 아래다. 마애불이 희미하게 조각되어있다. 원효대사를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그 구분이 희미하여 한참을 찾아야 했다. 협곡에서 빠져나와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향한 길은 오솔길을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며 올라간다. 풍혈지대를 지나자 암릉구간으로 변한다. 하늘은 뇌성이 가까이 들린다. 소나기가 따라올 것 같은 기분이다. 정상 너럭바위에 탑이 세워졌다. 네모난 창으로 건너편 남근바위가 들어온다. 340m 정상을 찍고 아래로 내려간다. 폭포 소리가 우렁차게 올라온다. 용추폭포다. 지난 빗줄기에 물줄기도 굵어졌다. 투명하게 흐르는 물은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였다. 갈증이 극에 달한 상태로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제 우마차길을 따라 칼바위주차장을 지나 해평호를 따라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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