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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기행

식당풍경

by 허허도사 201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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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6.

 

큰바다횟집이다.

 

문을 열고들어서니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차있었다. 칸막이가 없는 내부는 바로 주방이 보였고 좌식탁자가 놓여있다왼쪽으로 모임인지 회식인지 시끌벅적하다 30여명쯤 되어 보인다. 얼굴빛이 붉게 물든게 파장분위기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카운터 뒤로 2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앞쪽에는 어린애들이 보이는 가족과 뒤쪽에는 멀리서 왔다는 부부가 앉아있었다. 이 부부는 몇일전에 방문했다가 자리가 없어 그냥 돌려보냈는데 오늘은 작심하고 일찍 찾아왔다고 했다. 우리가 자리를 하고 조금 후에 배가부르다며 마지막 매운탕과 밥은 포기하고 가셨다.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한자리가 남아있었다. 운이 좋았다. 그날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이곳은 부재료가 떨어지면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한번 왔다 간 손님들은 뭐가 나오는지 잘 알고 있기에 한 개라도 빠지면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한번은 일부 재료가 소진되어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먹고 가겠다고 손님을 받았는데 뒷말이 들리더라며 그 이후로 아예 받지 않는다고 했다.

첫상차림은 미역국, 돌멍게, 소라, 어피초무침, 초밥, 대파 생강초저림, 가오리찜과 은행새송이버섯철판구이가 나왔다. 횟집에서 먹고싶은 일순위는 해삼과 멍게다. 바다향을 느낄수가 있어서 뭐라도 빠지면 허전하다. 그런데 오늘은 해삼이 빠져 조금 아쉬웠다. 다행이 두툼한 가오리찜이 올라와 좋았다.

밑 반찬에 소주한병을 비울 때 회가 나왔다. 오늘의 추천회가 농어라 하여 중짜리를 주문하였다. 회는 두툼하여 한점을 집어 먹어도 입안에 가득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먹기시작하였다. 깻잎에 와사비장에 초장과 된장을 엊고 마늘한쪽과 고추를 올려 쌈을 먹었다. 알싸하게 퍼지는 향이 소주와 썩어 그대로 넘어간다. 솔찍이 회맛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저 흰 생선의 탱탱한 느낌을 즐기는 것이다. 나는 주로 된장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양념장이 아닌 막장에 참기름이 들어간 된장맛에 먹는다. 그러한 된장이 나오는 식당이 드믈다는 것이 아쉽다.

그때 문을열고 손님이 들어왔지만 받지 않았다. 아직 8시밖에 안되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어서 꽁치구이가 나왔다. 두 번째로 반기는 음식이다. 남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퍽퍽한 음식이 나는 고소한 내장맛에 먹는다. 소주가 급하게 줄어들었다.

또 음식이 나왔다. 새우튀김과 돈까스 스위트콘이 나온다. 이음식들은 둘째가 좋아하는 음식다. 그리고 낙지탕탕이와 볶음이 나왔다. 횟집에서 낚지볶음이라 양념맛이 강한 볶음과 회가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맛은 있었다. 단짠의 맛이 아닌 양파가 많이 들어간 순한맛이다.

서빙을 하는 홀 아줌마는 뭐가 빠졌는지 낚지탕탕이가 나왔다며 처음있는 경우라고 한다. 그래서 주방을향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배는 포만감을 충분이 느끼며 식당안은 우리가족만 남아있었다. 아직도 많은 찬이 남아있어 눈치를 살피니 아직 멀었다며 천천히 먹으라고 한다. 옆테이블 노부부가 왜 밥을 시키지 않고 그냥 나갔는지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이였다.

소주 3병째가 비워가는 순간 매운탕을 주문하였다. 매운탕은 월하정인이 꼭 먹어야하는 음식이다. 맑은 매운탕은 안된다. 매우탕은 무조건 고춧가루가 빨갛게 들어가야한다. 배가 부르지만 매운탕을 먹어야 종점을 찍는 것 같아 공기 하나와 곁들었다. 매운탕에는 김이 빠질 수 없겠다. 타지역에 가면 김이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김을 달래면 조미김이 나온다. 그맛은 매운탕과 어울리지않는다. 기름이 빠진 윤기가 흐르는 잘구워진 바삭한 김이라야 한다. 그 김에 밥을 싸서 먹으면 고소한 맛은 매운탕 국물에 스며들어 꼴닥 넘기게 된다. 그맛에 매운탕을 마지막에 꼭 먹야한다.

회가 주가되어 나오는 횟집이 있다. 또 밑반찬이 한식, 중식, 일식등 퓨전횟집도 있다. 그러나 가지수만 많았지 내동식품으로 절반은 남기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는 잔반없이 비웠다. 주방장과 홀서빙 두분이서 운영하는 곳으로 단골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이 군대가기 사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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