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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궐산

by 허허도사 202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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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궐산은 순창군에 있다.

세 번에 걸쳐 이름이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龍女山, 다음에는 龍骨山, 2009년 현재의 이름 龍闕山이 되었단다. 용궐산은 용이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바위에 지그재그로 데크길을 설치하여 하늘길이라 한다. 거대한 암반으로 이뤄진 초입에는 미끄러질 듯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한 폭의 문인화를 보는듯하다. 한 달에 몇 번의 물줄기를 맞으며 수백 년을 버티어 왔으니 그 생명력으로 천년을 살 것이다. 그 사이로 섬진강 물줄기가 수직으로 흘러간다.

순창군 용궐산 치유의 숲으로 향했다. 곡성과 남원을 거쳐 순창으로 들어서니 출렁다리가 보인다. 채계산 출렁다리라고 한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 주차장은 만차다. 굽어진 고갯길을 넘고 도착하니 주차장과 이면도로에 차량으로 가득하다. 막 포장한 듯한 도로는 차 한대 지나갈 정도다. 알고 보니 일방통행으로 나올 때는 산으로 난 임도로 나왔다.

사진에서 보았듯이 하늘길은 바위를 휘감아 돌고 돈다. 그리고 데크길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용궐산은 646m의 낮은 산이지만 끝없이 오르고 한없이 내려가는 길이다. 그래서 만만치 않았다.

오늘 탐방길은 치유의 숲 하늘길 비룡정 정상 용굴 임도 - 치유의 숲 약 6km의 거리다.

용궐산은 돌산으로 용굴로 내려오는 길이 박석길로 무릎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정상부에는 밧줄에 의지할 만큼 암반이 거칠다.

청명한 하늘과 대비되는 달처럼 둥근 바위산을 돌고 돌아 하늘길이 끝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바위틈에 자라난 소나무를 보며 걷는 즐거움이 있다. 두어 번의 고개를 넘자 또다시 가파른 암릉 구간이 나오며 정상으로 향한다. 조그만 자연석으로 표지석을 세워 둔 정상은 한 평 남짓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섬진강 물줄기가 가로지르며 겹겹이 쌓인 산 능선이 멀리 지리산으로 내려간다.

산악회에서 집단으로 움직이니 시끄럽다. 그들의 산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떠들고 술 먹자고 올라오는지 한심하다. 또한 비좁은 정상에 경치가 좋은 곳에 안방처럼 음식을 펼쳐대고 있는 인간들도 있다. 모두가 공유할 공간에 민폐가 아닐 수 없다.

아래로 내려와 삼거리에서 용굴로 향했다. 급경사로 순식간에 내려오니 박석길이 나온다. 퉁퉁거리며 내려오니 무릎이 욱신거린다. 숲은 잘 자란 참나무 숲이다. 팔길이가 어느 나무의 키만큼 뻗어있다. 그 뿌리도 그만큼 튼튼하게 자랐겠다. 내리막 내내 박석길이다. 이렇게 긴 박석길도 처음이겠다. 넓적한 돌들을 가지런히 깔아놓기도 힘들었겠다.

용굴에 도착하니 상상했던 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바위가 겹친 평범한 동굴이다. 그곳을 내려와 걷는다. 아무 생각 없이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다.

닭 울음소리에 아래를 보니 임도가 보인다. 끝이다. 윤슬에 반짝일 것 같은 섬진강은 산그늘에 어둡게 흘러간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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