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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규봉암 장불재

by 허허도사 201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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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30.

무등산 장불재

 

어제 광주에 눈이 왔다고 한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눈꽃을 보기란 쉽지 않다.

천고지가 넘은 산이라곤 지리산과, 백운산, 무등산이다.

지리산은 성삼재가 아니면 화엄사에서 오르는 것은 게으른 자는 하루에 못 할일이다.

백운산은 눈이 내려도 아침 일찍이 아니면 오후에는 녹아버린다.

그나마 무등산이 조금 높기도하고 기온도 낮아 서석대 너머로는 항시 그늘진 곳이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상고대를 기대할만 하다.

 

우리 부부는 늦잠이 많아 아니 전날 술을 즐겨 늦은 산행을 한다.

오늘도 상상수목원에 1시에 도착하였다.

주암에서 동복을 지나 이서면에 다다를 쯤 무등산 정상이 보인다.

하얗게 변한 무등산을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정상은 아래와 똑같다.

허무하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젠까지 준비하여 규봉암을 향한다.

규봉암길은 가파른 오르막에 계단까지 항상 반복되지만 적응이 안 되는 구간이다.

매번 힘든 이 길이 언제 끝날지도 알지만 반복되는 계단은 끝 날줄 모르고 뒤를 돌아보면 마을은 제자리에 멈춰있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아랫마을이 보이니 더욱 그러하다.

 

계단이 끝나고 바위들이 굵직해질 쯤 규봉암에 도착한다.

광석대 아래 자리잡은 규봉암은 관음전 앞에 담장에서서 바라보아야 한다.

앞으론 산능선이 겹겹이 쌓이고 멀리 풍차가 힘없이 돌아가는 풍경과

규봉암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광석대위의 소나무 매번 보아도 장관이다.

언젠가는 끊어질듯 바위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 또한 신기하다.

땀이 식기전에 장불재로 향한다.

석불암을 경유하여 지공너덜을 지나간다.

지공너덜 초입에 보조석굴이 보인다.

가공한듯한 평평한 바위한장이 올려져 있는 석굴은 아늑하다.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창건하기 전에 수행한곳이라고 한다.

돌덩어리 사이에서 수행하다보면 사람도 돌처럼 보이겠다.

파란하늘 아래 온통 바위로 덮인 길을 지나가니 하늘 위를 걷는듯하다.

 

석불암이다.

마애여래좌상을 새긴 바위에 보존각을 세워놓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좌우에 탱화까지 그려져있다.

1933년에 새겨진 것으로 작품성 등은 논할만하지 못하며 요사채 등은 관리가 되지 않는 듯 조용하다.

주변 암자터가 여러 곳 보이지만 흔적은 남아있지 않다.

다시 등산로로 접어들어 장불재로 향한다.

 

장불재까지는 1.5km 둘레길을 걷듯 산허리를 돌아간다.

해가 짧은 계절이라 길을 재촉하며 걷는다.

삼일전 백운산행의 피로가 쌓인 듯 다리가 풀린 듯 하다.

장불재에서 입석대와 서석대의 주상절리대의 무등산을 바라보며 또한 광주시내를 발아래 둘러보며 되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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