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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

복림마을

by 허허도사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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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
복림마을은 화순군 동면 복암리에 위치한다. 주암에서 화순으로 이어지는 15번 국도변에 있다. 광주에서 주암으로 내려오는 길 나무숲에 가려진 길게 이어지는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멈춰 마을 길을 걸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당산나무 주변으로 대를 이은 느티나무들이 천변에 에워싸고 있다. 그 아래 정자와 마을회관이 나란히 붙어있다.
마을 앞으로 복림천이 흐른다. 하천 폭은 10m 정도로 다리로 이어진다. 수량은 많지 않았다. 피라미들이 깊은 곳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 내게 익숙한 양철 덧문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가게로 운영되었나 보다.

어릴 적 우리 집도 가게를 하였다. 그때 어둠이 내리고 가게 유리문 닫고 나무틀에 양철로 입힌 덧문을 끼웠다. 도난방지용이었다. 그러면 새까만 어둠 속이 되었다. 아침이면 어둠 속으로 문틈과 못 자국 사이로 빛이 뚫고 들어왔다. 우주를 보는 듯 황홀했다. 비에 젖어 나무틀이 썩어들어가면 삐꺽거리고 끽하는 소리를 내고 꽝꽝 두드리며 끼워야 했다.

길게 이어지는 돌담 사이로 노란색으로 색칠한 대문이 있다. 문은 굳게 잠겼다. 그리고 하얗게 칠한 벽면 아래 맨드라미가 피었고 다시 초록색 대문이다.
골함석으로 외관을 둘러친 방앗간 내부로 한옥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복암정미소다. 마을 끝에는 오성떡방앗간 이란 글씨가 흐릿하게 남아있다. 건물 안쪽으로 깨를 털고 있다.
좁은 골목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뼈대만 남은 창고도 보이고 흙벽이 온전하게 남은 집들이 남아있다.
철 지난 능소화가 피어있는 대문 너머 서너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즐긴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들려오는 웃음소리다.
흙이 떨어져나 간 벽에는 새끼로 엮은 대나무가 드러나고 대나무로 창살을 낸 조그만 환기창도 보인다. 새로 지어진 집들과 옛집의 조화로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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