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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둥주리봉

by 허허도사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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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

둥주리봉 690m

토요일 근무하고 오늘은 뭐 할까 한다.

조계산에 가자고 한다. 시간이 정오로 조금 빠듯하다 싶어 지난번 올랐던 구례 오산자락이 생각이 났다. 동해마을에서 선바위를 거쳐 마고마을로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구례 동해마을로 출발한다. 며칠 따뜻한 날씨에 오늘 기온이 떨어져 쌀쌀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지만 찬바람이 불었다. 차창 밖으로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동해마을에 도착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니 계곡이 꽁꽁 얼었다. 마을은 크지 않아 금방 벗어났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가는 길은 임도와 연결되어 산중턱까지 이어진다. 그 길은 오르막길이지만 평지와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있는 편안한길이다.

마을을 벗어나자 섬진강도 사라진다. 길은 좁은 협곡을 따라 올라가듯 양쪽으로 능선이 가파르다. 약천사가 나타날 쯤 위로 바위능선이 보이며 수직과 가까운 경사다. 큰 돌들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모습이다. 전봇대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사람의 흔적이 있을 것 같았다. 이 높은 곳에 집이 있을까 했지만 황토방이 보이며 꽃담이라고 황토방 팬션이란다. 황토방 2동은 흙으로 지어져 벽에 화려한 꽃이 그려져 있다. 주인장은 세상과 단절된 곳에 높이도 올라왔다.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응달진 곳에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간다.

척박한 산골에서 무엇을 먹고살아야 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밭뙈기조차 볼 수가 없다. 기껏해야 두릅과 밤나무가 전부다.

한적한 산길을 월하정인과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4km를 올라오니 동해임도갈림길에서 등산로와 연결된다. 이곳에서 마고마을로 내려갈까 아니면 둥주리봉으로 넘어갈까 망설이다. 둥주리봉으로 향했다.

능선위의 소나무가 파란하늘아래 위풍당당하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니 본격적인 등산의 시작이 된다. 가파른 산길을 타니 허벅지와 종아리가 긴장을 한다. 산 정상부 능선을 타자 반대쪽 증산리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파른 암릉구간이 이어지고 간간히 데크길이 조성되었다. 그만큼 산세는 험했다. 데크위에서 아래를 보니 오금이 저렸다. 예전에는 어떻게 올랐을까하며 험준한 암릉을 차례로 넘는다. 그 암반에 자리 잡은 소나무는 단엽에 키가 낮아 분재가 따로 없다. 노송처럼 껍질에 깊이 골이 파지고 이끼까지 피었다. 가지는 용처럼 비틀어져 낮게 드리운다.

그렇게 몇 개의 고개를 넘고 넘어 전망대가 있는 둥주리봉에 도착하였다. 험한 길을 긴장하고 올라오니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에서 찹살떡 하나를 먹고 에너지를 보충한다. 쉬어도 찬바람이 불어 오래있지는 못하고 동해마을로 내려간다. 표지석에 둥지리봉 590m가 표기되어있다.

내려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길은 경사가 심해할 뿐 아니라 낙엽과 잔돌들에 의해 미끄러질까봐 더 긴장하고 내려왔다. 3.1km의 짧은 거리가 어떻게 동해마을로 이어질지 그려질 뿐이다. 제법 많이 내여왔다고 생각하였는데 반대편 능선이 눈높이에 있다. 그리고 멀리 황전천이 반짝이고 있다. 산허리를 돌고 돌아 솔봉을 넘으니 비로소 섬진강이 들어온다. 하지만 아직도 까마득한 높이에 있다. 마을까지 수직으로 내려갈 기세다. 다리에 힘을 주다보니 무릎까지 시리다.

산을 돌고 돌아 동해마을로 돌아오니 8.7km 3시간 30분 산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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