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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불일암

by 허허도사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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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산하였다. 항상 그렇듯 불일암으로 향했다. 겨울 숲에 들어서니 상쾌한 바람이 폐 속으로 깊이 들어온다. 상수리나무를 올려보니 파란하늘 위로 수많은 가지가 얽혀있다. 조그만 돌들이 소원을 빌었을 누군가의 손에 소심하게 올려놓았다.

삼나무숲을 지나 대숲을 가로지르니 적막이 흐른다. 그리고 빛이 스며들자 불일암이 나온다. 월하정인은 이 길이 좋다고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불현 듯 빛이 스며드는 그 길을 또한 불일암 초입 시누대가 하늘을 덮어 터널을 지나 새로운 시공으로 드나드는 느낌을 나도 좋다고 했다.

오늘은 흑백으로 담아봤다. 눈 덮인 불일암은 묵언 수행중이다. 그래서 한마디도 않고 사진 몇 장 담아왔다.

눈은 생각보다 적게 쌓였다. 시골집을 생각하고 더 많이 쌓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지만 바람에 흩날렸는지 얇게 쌓였다. 감로암을 가는 길 소나무 뿌리가 길게 드러났다. 고행이다. 수많은 수행자의 발자취가 느껴진다. 딱따구리 소리가 적막을 깬다.

율원을 거쳐 송광사로 내려왔다. 눈 덮인 기와 능선을 생각하였지만 다 녹아내렸다. 경내를 한 바퀴 돌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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