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야봉

by 허허도사 2020. 9. 15.
728x90

2020.9.10.

지리산 반야봉

태풍이 지나가니 이제는 비가 연일 내린다.

고산지대를 걷고 싶어 지리산을 찾았다. 성삼재에 도착하니 구름이 흩어지고 있다. 구름 아래 산동지역이 희미하게 보인다.

탐방로 입구를 지나 노고단재로 향한다. 연이은 태풍으로 무더위는 사라지고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혹시나 해서 바람막이를 준비하였지만 입을 필요는 없었다. 길옆으로 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간간히 보인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자 들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둘러 노고단 탐방로에 진입하였다. 사전예약을 하고 들어섰으나 낙뢰 피해로 작동 불능이란다. 탐방로에는 가을꽃으로 변하고 있다. 쥐손이풀이며 산오이풀, 물매화 등 키를 낮춰야 볼 수 있는 꽃들이다. 그중 쉽게 볼 수 없는 물매화가 꽃대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도 보이지 않던 잎들은 순간 이동을 한 듯 긴 꽃대를 올려 휜꽃을 피웠다. 자세히 보니 입술처럼 벌어진 4개의 암술과 수술에는 구슬이 달렸다. 앞서가던 월하정인이 멈췄다. 아마 생소한 꽃이 보았을 꺼다. 흰색의 꽃을 달고 있는 정령엉겅퀴다. 바위틈에 산오이풀이 길게 늘어지고 있다.

노고단 돌탑을 둘러보고 내려와 반야봉으로 향한다. 등산로에 진입하자 바닥이 어지럽다. 바람에 떨어진 가지며 낙엽들이 가득하다. 노루목까지 1400고지의 완만한 능선을 걷게 된다. 그 길은 4.5km나 이어진다. 월하정인 발걸음이 빨라진다. 나는 사진을 찍고 주변을 보기에도 버겁다. 그래도 가끔 모르는 들꽃이 보이면 걸음을 멈추고 기다린다. 무슨 꽃이냐고 보라색이 진한 투구꽃이다. 그리고 똑같은 잎 모양으로 진범을 보고 아직 덜 피었을 때 오리모양이라고 오해를 하기도 했다. 잘 보이지 않던 촛대승마도 수줍게 피어있다. 쉬었으면 하는데 직진본능이다.

돼지가 놀던 곳 돼지령을 지나 임걸령에 도착하니 샘터에서 한사람이 올라오며 물맛이 좋다 한다. 그래서 내려가 시원하게 맛보고 올라왔다.

이제 오르막구간이다. 노루목으로 가는 길 방부목으로 보강항고 돌을 채웠지만 지난폭우로 틀어져 위험하게 변했다. 반야봉 가는 길은 암반구간이 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산오이풀이 어울려 피었다. 산상정원이 따로 없다. 가문비나무 조림지대를 지나면 고사목이 기후변화의 조짐인가 아니면 토착기후에 적응을 못하는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성삼재에서 9km를 걸어 반야봉에 도착했다. 구름이 지나는 바람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녹색과 흰색뿐이다. 너럭바위에 걸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시니 신선이 따로 없다.

내려가는길 삼도봉을 들렸다. 월하정인은 왜 삼도봉인지는 삼각지점의 조형물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3개의 도가 만나는 경계점이다.

삼도봉을 찍고 왔던 길을 되돌아 성삼재로 돌아오니 기록계는 20.3km가 표기되었다. 8시간의 산을 하였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야봉 단풍  (0) 2020.10.22
무등산  (0) 2020.10.06
만연산  (0) 2020.09.08
시무지기폭포  (0) 2020.08.19
무등산  (0)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