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1.
진도 접도 남망산
엑스포산악회 섬 산행으로 진도 접도를 찾았다. 가까운 여수의 섬들은 일찍이 둘러보았다. 하지만 원거리인 진도나 신안의 섬들은 쉽게 다가가기 힘들어 산악회를 따라 함께할 수밖에 없다.
새벽에 출발하는 시간대 날씨는 예전보다 따뜻하다. 오늘 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른 다고 하니 봄기운이 느껴지지만 아직도 음지는 서늘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해가 떠오른다. 해남을 거쳐 접도로 들어서니 조용한 어촌마을 선착장이다. 배들이 가득하고 해상 크레인이 여러 척 보인다. 수품항이다. 산행준비를 하고 접도웰빙등산로 1코스 입구로 향했다.
오늘 산행은 수품항주차장 – 일출봉 - 아홉봉 - 여미주차장 – 남망산(쥐바위 159m) - 병풍바위 – 솔섬바위 – 말똥바위 –여미 주차장 9.3km 4시간 소요
섬 산행은 낮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조망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누적고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나마 최고봉이 159m(쥐바위)의 다소 낮다는 것이다.
날씨는 생각했던 것처럼 바람도 잦아 포근하였다. 등산로 초입 남도의 해안 생태계가 펼쳐진다. 겨울의 떨기나무와 늘 푸른 아열대 식물들의 혼합림이 시작된다. 바닥 낙엽이 푹신하게 쌓였다. 곧바로 능선이 나온다. 그리고 갈림길 일출봉을 경유하였다. 봉이라고 붙이기 애매하다 솟지도 않고 바로 바다의 수평선이 펼쳐지는 곳이다. 끝에 정자하나 덩그러니 서있다. 그래서 일출 보는 풍광은 아름답겠다. 다시 되돌아와 아홉봉으로 향했다. 산 능선에는 관목과 교목의 혼합 지대로 간간히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아래로는 해안 절벽에 파도가 하얀 띠를 이루며 흑백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 멀리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완만하다. 다시 갈림길에 아홉봉으로 향했다. 일출봉에 이어 아홉봉도 뒤통수를 때린다. 이것 또한 봉이 아니었다. 돌무지 위에 아홉봉이라 표지석을 올렸다. 그리고 아홉봉은 돌무지 아홉 개를 읽히고 있을 뿐이다. 기대를 하고 도착하였지만 실없이 웃게 만들었다. 이어지는 능선의 끝은 솔섬바위가 보인다. 우리가 걸어야할 곳이다.
길은 한없이 내려가니 여미주차장으로 이어진다. 길이 끊긴 듯 길을 잘못 들어섰다. 레이더가 있는 능선을 이어 걸었어야 하는데 그만 내려오고 말았다. 주차장너머 등산로를 찾아 쥐바위로 향한다. 산은 산이다. 오르막구간이 짧지만 근육에 약간의 긴장을 준다. 다시 능선을 타고 푸른 하늘과 맞닿는다. 순백의 소사나무 군락지와 더불어 바위들이 솟아나고 섬 특유의 지형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와 자금우가 빨간 열매를 달고 있다. 아래로는 옴팍하게 자리 잡은 작은 어촌마을에 다도해의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의 최고봉 쥐바위다(159m). 바로 뒤로 조금 높은 남명산이 있지만 지금은 통제되어 이곳에 남명산이라 표지석을 설치하였다.
이제 내려간다. 바위틈에 진달래가 피었다. 양지바른 적당한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 산행인원은 70명이 넘었다. 하지만 점심자리에는 30명 정도다.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준비해온 수육에 막걸리를 마셨다. 역시 갈증은 막걸리만한 술이 없다. 배낭의 짐이 해소되는 시간이다. 자리를 일어서는데 산행대장이 소주를 권한다. 고막무침에 몇 잔을 거들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은 취중산행을 걱정할까 생각되지만 그 정도로 마시면 큰일 난다. 적당히 마신다.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는 다양하다. 각종 회무침에이어 과메기까지 가끔 홍어도 올라온다.
자리에서 둘러보니 12지간의 띠를 두른 나무가 보인다. 구실잣밤나무로 둥치에서 몸통이 12개로 갈라져 자랐다. 가운데 사람이 들어설 공간도 있다. 하나의 씨앗이 아닌 열두 개의 씨앗이 발아하여 자란 듯 크기도 일정하다. 소원을 빌지는 않았다. 또한 구멍이 뚤린 여성느티나무와 남성느티나무 연리목등 다양하다.
동백나무 군락지다. 붉은 동백이 한 두 송이 피었다. 빛도 내려오지 않은 밀림처럼 빽빽하다.
돌무지가 보인다. 병풍바위 조군막이라 적혀있다. 예전 군 초소가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조금 내려오자 선달봉 망터가 나오고 빠르게 내려간다. 푸석거리는 흙길이 먼지를 일으킨다. 암반들이 제법 굵게 펼쳐진다. 그리고 바다와 가까워진다.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윗부분을 보니 신기할 정도로 여자의 얼굴형상과 닮았다. 모두 바위위에서 인증산진을 남긴다. 얼굴을 밟고 있는 그 모습이 조금 괴이하다.
바위틈에는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자라고 솔섬바위를 끝으로 길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내려간다. 데크로 난 계단을 타고 바닷가로 내려와 다시 동백숲을 지나 말똥바위로 향한다. 계속되는 크고 작은 봉을 오르내리니 지치고 풍경도 눈에서 멀어진다. 말똥바위위로 너른 테크가 설치되어 바다를 조망하고 되돌아 내려가니 해안 길로 연결된다. 숲의 정녕들이 느껴지는 거대한 후박나무가 신비스럽다. 파돗소리를 들으며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쳤다.
낮은 산이라고 싶어보았지만 돌바닥에 발바닥이 아려왔다. 해남 대흥사 입구 어느 식당에서 백반에 하산주로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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