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곰배령(1,164m)
계절이 바뀌었다. 6월과 10월의 차이다. 꽃이 피고 낙엽이 지고 봄과 가을이다. 6월 봄꽃은 지고 여름꽃은 일렀다.
새벽 찬 기운을 느꼈지만 내린천의 물은 맑았고 단풍은 붉게 물들었다.
생태탐방로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탐방로 입장 시간은 09시다. 민박집으로 예약한 순서대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빨간 허가증을 받았다. 하산 때 반납하여야 한다. 매주 월, 화요일 휴무라고 한다.
점봉산 산림생태탐방로는 탐방센터 강선마을 중간초소를 거쳐 곰배령까지 5.1km다.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숲’ 이라 표지판이 새로이 세워졌다. 인증사진을 찍고 출발하였다.
계곡의 물소리는 6월의 그때보다 크고 수량이 풍부해 보였다. 고목의 나무들이 산으로 이어진다. 강선마을까지 너른 길을 걷는다. 가지가 앙상한 나무들도 보인다. 겨울처럼 느껴진다. 유독 잣나무숲이 푸르게 보인다. 강선마을을 지나 매점에서 막걸리로 유혹하고 있다. 어제의 숙취가 남아있음에도 말이다. 음주산행이 금지인 이곳에 술을 판매하는 것이 좋고 나쁨을 떠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좋을듯 싶다. 지정된 장소에서 적당히 마시는 것으로. 애주가들의 권리를 확보하고 싶다.
중간초소에서 허가증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곰배령으로 가는 길은 계곡을 따라 완만히 걷는다. 마지막 600m도 가파른 오르막이 아니다. 계절의 바뀜에 뭇 생명들로 사라졌다. 질퍽거리는 길 위에 초록빛 딱정벌레들이 힘없이 누워있다. 꽃도 없으니 나비도 사라졌다.
꽃대 대신 씨방이 남아있어 가을꽃이 피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둥근이질풀 산꿩의다리 터리풀 승마 투구꽃 등 잎의 모양으로 그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푸른 이끼를 에워싼 돌 틈 사이로 양치식물인 관중만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숲은 구간별로 변한다. 그중 신갈나무와 전나무 군락지가 우위를 차지한다. 그렇게 숲과의 대화를 마치고 계곡의 물소리가 사라지고 하늘이 보인다. 나무들은 키를 낮추고 초원지대로 변하는 곰배령에서는 바람이 거세다. 벗었던 외투를 배낭에서 꺼내고 점봉산을 뒤로한 채 표지석에서 인증사진을 남긴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 그래서 내년 5월에 다시 탐방하자는 계획을 잡고 내려왔다. 아직 피어있는 철모른 이질풀이 힘겨워 보인다. 밀려드는 탐방객들과 거센 바람으로 왔던 길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은 공간의 차이가 다르다. 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둘러 내려와 매점에서 부추전에 시원한 막걸리를 마셨다. 점심 예약으로 서둘러 내려왔다.
산
곰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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