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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모악산

by 허허도사 2024.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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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모악산(793.5m)

주차장 – 대원사갈림길 – 천룡사 – 천일암 – 일지동굴 – 신선바위 – 남봉(헬기장) – 정상 – 수왕사 – 대원사 – 주차장 9.3km

휴일 쉼이 필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평일처럼 눈이 떠진다. 커피 한 잔에 잠을 깨우고 평소처럼 일과를 시작하였다.

오늘은 뭐하지? 하며 결정의 시간이다. 자전거 아니면 등산이다. 월하정인 등산으로 결정하며 어디를 가야 하나 검색하여 모악산으로 정했다.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있어 순식간에 이동하였다. 11시 40분 모악산관광단지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만차다. 한참을 돌고 돌아 하산하는 차를 발견 주차를 하였다.

모악산 정상에는 안테나가 보였다. 등산로를 찾아 오르는데 모두 배낭도 물병도 없이 가벼운 차림이다. 동네 뒷산에 오르는 분이기는 뭐지 하면서 길을 걸었다. 길은 대로 수준이다. 수박재다리를 건너 대원사 갈림길에서 산으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길은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했다. 얕은 계곡을 따라 오른다. 초입 잎갈나무 숲으로 땅은 축축했고 바위에는 이끼가 끼었다. 궁궁이가 꽃대를 올리고 있고 물봉선 쑥부쟁이가 피고 있다.

계곡에는 천일암까지 선도(仙道)의 계곡이라며 명상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작은 비룡폭포도 만나고 숲은 푸르렀다. 기온 차가 심한 계절이지만 아직 나무들은 변화에 수긍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계곡은 변화하고 천일암과 천룡사 갈림길에서 우리는 천룡사로 향했다. 바닥에 막 올라온 은행나무들이 보인다. 숲 깊숙이 은행나무 군락은 처음 본다. 그리고 편백나무 숲이 나오자 테크길로 변한다. 수많은 계단을 밟고 오르니 우측으로 전각이 보인다.

절집처럼 보이지 않는 암자 같은 이곳이 천룡사다. 입구 산영각(山靈閣)은 굳게 닫혀있고 붉게칠한 대웅전으로 향했다. 대웅전에는 불상과 탱화가 아담하게 자리한다. 금불 옆으로 목조불 두 기가 인상적이다.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천룡사에 대한 현판은 보이지 않아 높은 곳까지 올라온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데크길은 끝나고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다시 갈림길에서 천일암으로 향했다. 등산로가 맞는지 길은 좁아지고 길이 희미하다. 가까운 거리에 금칠안 단군상과 금기와가 올려진 천일암이 나왔다. 본성을 회복하고자 했던 우리 민족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들이 성전을 만들었다. 단군성전은 남해 금산에도 보았다. 배달국 마지막 천황이자 조선의 1대 천황인 단군 왕검임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역사를 부정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일까.

천일암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 정상으로 향했다. 이정표가 없는 등산로는 70도에 가까운 오르막이다. 내려오는 이들도 이 길이 언제 끝나는지 묻는다. 이제 오른 우리는 올라갈 길을 걱정하였다. 길은 길지 않아 일지동굴로 연결되었다. 옛날 호랑이가 살았다는 곳으로 기가 서려 명상처로 알려젔단다.

조금 더 올라 등산로와 연결되어 신선바위를 거쳐 남봉에 올랐다. 숲은 철쭉나무 노린재나무 생강나무 신참나무 등 키 작은 나무로 변했다.

방송국 송신시설로 정상까지는 450m를 돌아가야 했다. 철문을 지나 방송국 시설 사이로 정상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에서 보았던 이들을 만났다. 푸른 하늘이 내려앉은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준비해온 간식으로 배를 먹는다. 갈증과 허기가 해소되고 땀이 식는다. 안테나의 원반이 우주의 창공을 보는 듯하다. 아래로는 김제평야와 전주시내가 파노라마처럼 둘러친다.

대원사로 향해 내려간다. 길은 올랐던 길만큼 험하다. 데크길과 계단이 반복되는 길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올랐던지 길은 대로처럼 넓게 패였다. 그리고 동내 뒷산처럼 늦게 올라온 이들이 많다. 올라왔던 길이 조금 수월해 보인다.

수왕사에 도착하니 노승이 입구를 쓸고 있다. 낙엽 하나 보이지 않는 비질에 흙이 반질거린다. 초가집처럼 생긴 단출한 전각에도 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뒤편 약수물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대원사로 향했다.

어린 아이들이 아장아장 올라온다. 기단이 높아 한참을 망설이다. 폴짝 뛰어오른다. 쉼터 설치되어 쉬엄쉬엄 오를 수도 있다. 모악산의 이름처럼 온통 바위투성인지도 모를 일이 계속 바위를 밟고 오르내리는 기분이다. 급격히 내려오니 녹색 기와가 보인다.

일각문을 들어서니 종각이 보인다. 신기하게 울타리도 없는 종각 안에 토끼 두 마리가 놀고 있다. 탐방객들이 오가며 타종하여도 꼼짝 안는다. 누군가 새우깡을 던져두었다. 그대로 있다. 풀 먹는 토끼에겐 장난감도 되지 않나 보다.

대원사를 내려오니 올라왔던 갈림길이 나온다. 돌길을 내려왔더니 종아리가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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