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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by 허허도사 202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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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5도 이상 폭염경보가 지역을 이동하는 순간 안전 안내 문자가 수시로 울린다.

무등산을 향해 화순 이서면 상상수목원으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숨이 막힌다. 매년 그렇게 여름철 산행을 하였기에 숲속이라 그늘져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익숙한 등산로는 오늘따라 다르게 보였다. 숲은 그늘져 어둑하였고 바닥에는 이름 모를 버섯들이 피고 있다. 그늘진 길이지만 바람도 불지 않아 땀이 그대로 옷에 스며들었다.

한해가 지날 때 마다 발이 무거워진다. 지금은 달이 지날 때 마다 느껴진다. 계단이 나오자 발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한다. 무겁게 느껴지고 월하정인과의 격차가 멀게 느껴졌다. 바지가 흥건하게 적셔본 적은 처음이다.

힘들게 규봉암에 올라 툇마루에 앉아 쉬었야 했다. 얼음물을 연거푸 마시며 열기를 식혔다. 이제야 바람이 느껴지고 서늘함이 느껴진다. 처마 밑 풍경은 미동도 없다. 하늘은 구름에 가려 흐릿하다. 광석대 뒤로 파란 하늘이 내려앉는 풍광을 상상해 보고 장불재로 향했다.

규봉암은 공사 중이다.

장불재로 가는 길은 고저 차가 없는 길로 완만하다. 하지만 중력에 무너진 몸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쳐지고 만다. 장불재에 도착하니 들꽃들이 반겨준다. 노랑 마타리, 술패랭이, 큰뱀무, 쑥부쟁이, 며느리밥풀 등등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든다.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장불재 쉼터에 앉아 무등의 입석대와 서석대를 바라보며 시간이 늦어 되돌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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