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겨울산행 무등산
어제처럼 날씨는 포근했고 초여름 날씨로 변했다. 소백산에서 눈 구경을 하고 연이은 산행을 하였다.
오늘은 무등산이다. 지척에 있는 산이고 우리에게는 뒷동산이나 마찬가지다. 주암애서 잊을만하면 찾는 곳이다. 해오름산악회 시산제 이후 첫 산행이다. 어제의 산행으로 정상을 밟지 않고 장불재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오늘 산행은 화순 도원탐방센터 – 규봉암 – 장불재 – 중머리재 – 당산나무 – 증심사 주차장 9.5km 3시간 50분 소요되었다.
도원 마을을 지나 탐방로에 들어서니 바로 계단의 시작이다. 규봉암까지 2.5km가 계단 길이다. 어제의 산행으로 뭉쳐있던 다리의 근육들이 긴장된다. 그럼에도 지옥 같은 계단을 밟고 오르니 또 올라간다. 오늘도 어제처럼 봄날이다. 삼거리에서 외투를 벗으며 막걸리 한잔을 마시니 한결 나아진다. 오늘은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하였다. 그래서 카메라도 메지 않았다. 배낭에는 물과 옷들만 담겨있다.
다시 계단을 밟고 700m를 오르니 규봉암에 도착하였다. 1시간 10분만이다. 날의 흐릿하여 화순 풍력단지가 희미하다. 그리고 안양산과 낙타봉에서 장불재에 이르는 백마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뒤로는 광석대의 암석이 병풍처럼 둘러치고 파란하늘에 대비되어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진다. 질퍽이는 마당을 지나 사방을 조망하니 아래로 월하정인이 이제 올라오고 있다.
장불재로 향했다. 이제는 편안한 길이다. 무등산의 둘레를 돌아 장불재로 서서히 오르는 길이다. 석불암과 지공터널은 폐쇄되었다. 항상 겨울에는 결빙으로 인해 낙석위험지대다. 그래서 폐쇄되곤 한다. 아랫길을 돌아 너덜지대를 지나니 확 트인 공간에서 백마능선과 마주한다. 이곳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 경계가 허물어지듯 구름을 타고 반대편으로 날아갈 듯 텅 빈 공간과 마주한다. 편안한 길로 오순도순 말을 주고받으며 산책하듯 걷는다.
숲은 메말랐으며 가지들은 가늘게 뻗어가며 봄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 발목위로 스며들었던 눈은 보이지 않고 흙먼지와 마른 풀들이 나뒹군다.
장불재에 도착하기 전 적당한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겨울에는 컵라면이 대세다 따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지나온 피로가 가신다. 그 국물에 소주한잔이 달디 달다. 누구는 복분자주까지 준비하였다. 체리로 마무리하고 길을 이어간다.
장불재에 도착하니 입석대에서 시작되는 능선은 서석대로 이어진다. 정상부에 사람들이 장불재 만큼 한가한다. 오늘은 정상을 오르지 않고 내려가기로 한다. 우리는 최근에 정상개방으로 인왕봉과 지왕봉을 탐방하였고 다른 일행들로 동의하였다. 그래서 중머리재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은 지루하다. 끝없는 돌계단으로 올라오는 이들의 표정에서 고된 길임을 알 수 있다. 중머리재에서 다시 등심사로 내려간다. 편백나무와 삼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느티나무에서 잠시 멈춘다. 500년이 아닌 천년의 수령이 될법한 나무는 신령스럽게 부러진 가지나 상처 하나 없이 육중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대나무 숲이 펼쳐지니 다 내려왔음을 알린다. 작은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상점가 슈퍼에서 떡볶이에 무등산 막걸리를 마셨다. 하루는 무거운 산행을 하루는 가벼운 산행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