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17.
친구에게 톡이 왔다. 사진과 함께 무슨 나무냐. 사진을 보니 익숙한 풍경이다. 고로쇠나무가 가득한 그곳은 백운산 초입 등산로였다. 그래서 고로쇠나무 같다고 하니 빨대가 안 꽂혔다고 한다. 오늘 우리도 백운산 산행을 준비했다. 그래서 한 시간 후 그 길을 지났다. 병암산장 뒤 고로쇠나무 사이로 정체 모를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고로쇠나무와 달리 오리나무와 같은 씨방이 달렸다. 하지만 오리나무와 같지는 않았다. 봄에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산에 오르면 추울 것 같아 외투에 바람막이까지 준비하였다. 하지만 산에 오르자마자 훌러덩 벗어 배낭 속으로 넣었다. 그래도 땀이 났다. 봄은 갑자기 찾아왔지만 나무는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이다. 역광에 반짝거릴 뿐이다.
고로쇠 물맛을 찾는 이들로 주차장은 만차다. 계곡 물소리도 우렁차다. 진틀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짧은 거리지만 가파르다. 그리고 계곡으로 밀려드는 돌덩이를 피해 발바닥이 괴롭다.
숯 가마터를 지나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향했다. 길은 수직으로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힘에 부쳤다. 그리고 얼었던 땅은 질퍽거려 미끄럽고 흙이 딸려 등산화도 묵직하다. 조금 더 나은 길을 찾아 이리저리 발길을 옮겨 보지만 별반 차이 없다. 그때 톡을 보낸 친구가 내려온다. 직장 동료와 같이 왔다고 한다.
하늘은 맑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다.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가까워졌다. 600m를 남겨두고 계단 길이 나왔다. 오히려 계단이 편하다. 아무 생각 없이 밟다 보면 끝에 도달했다. 그리고 신갈나무 능선길이 나왔다. 그리고 정상이다. 바람도 잦은 날은 처음이다. 정상은 비좁아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남해와 지리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220미터 갈수록 높아지는 느낌이다.
신선대로 돌아 내려갔다. 구상나무들이 힘들게 버티고 있다. 고사목들 사이로 가지마저 앙상하다. 신선대 뒤로는 눈과 바위가 얼어 미끄럽다. 그래도 안 오르면 서운할 것 같아 비좁은 바위 위에 올라 정상을 바라보았다.
진틀로 내려가는 길은 수월하였다. 땅은 건조하여 질퍽거림도 덜했다.
산
백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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