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찬이에게 산사에 가자고 하였다. 산에 가면 안 갑니다. 한다. 그래서 암자까지만 갔다 오자고 했다. 백양사에서 운문암까지 2.6km 되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 약사암에 들리고자 하였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상계루까지 걷는다. 아들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지만 왜 괴롭히냐고 한다. 연못에 반영되어 백암산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쌍계루 앞 스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 보시 중이다. 이 공연은 내려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다섯 시간 넘게 이어갔다.
백양사는 내려올 때 구경하고자 운문암으로 곧장 올라갔다. 길은 포장도로로 이천 그루가 넘는 비자나무가 자라고 있다. 중간 단풍나무가 진하게 물들고 있다. 초겨울이지만 아직 단풍잎이 달려 있다. 백양계곡에는 물이 가늘게 흐르고 있다. 산이 깊을 줄 알았는데 고작 300고지가 안 되었다. 오를수록 낙엽은 수북이 쌓이고 잔설이 보인다. 가파른 길을 올라 운문암에 도착하니 수행 중으로 출입을 금한다. 운문암이 목적이었는데 난감하다. 그래서 등산 안내도를 보니 상황봉이 지척이다. 결국 산행으로 변했다. 땅은 녹아 질퍽거렸다. 찬이의 옷이 불편해 보인다. 결국 절에 오자고 하더니 산으로 올라왔다며 투덜거린다. 펄렁이는 아랫도리를 걷어 올리고 내려왔다. 상황봉을 지나고 백학송 앞에 멈춰 선다. 바위틈에 기이하게 자란 백학송은 명품에 가깝다. 부디 오래 버티길 바라며 백학봉으로 향했다. 백학봉으로 가는 길은 바위가 거칠게 드러났다. 바위에 기이하게 자란 소나무들과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나무들이 삐죽삐죽 솟아있다. 백학봉을 지나자 수직으로 떨어진다. 계단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그래도 올라오는 이들이 많다. 내려가는 길보다는 오르는 것이 편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백학봉을 휘돌아 약수암까지 순식간에 내려온다. 멀리 백양계곡 사이로 백양사가 보인다. 다리가 뭉쳐온다. 영천굴 앞 전각을 세웠다. 들어서니 온기가 후끈하다. 샘물 또한 따뜻하였다. 조금 내려오니 약수암이 나왔다. 겨울 해는 짧았다. 지그재그 내려오는 길 단풍나무가 아름답게 자라고 붉은빛을 토해내고 있다. 그 빛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워한다.
백양사를 지나칠까 하였으나 산사가 목적이니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산
백암산 상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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