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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마을 하늘과 통하는 곳(通天) 일까? 축대가 예사롭지 않다. 축대는 성곽처럼 높게 올라간다. 하늘과 맞닿겠다. 하지만 마을 이름은 통천(桶泉)이다. 우리말로 통샘이란다. 샘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통샘에는 설화가 전해진단다. 통샘 가에 사는 큰 지렁이가 사람이 되고자 기도를 올렸다. 그 기도에 감명한 천지신명이 밤새 통샘에서 목욕 재개하고 정갈한 처녀와 혼인하여 아이가 태어나는 날 사람으로 환생하게 되리라.
해룡산성 무남독녀 성주딸이 미소년으로 변한 지렁이와 눈이 맞아 배가 불러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성주는 큰지렁이를 베어버렸다. 그 사실을 안 성주딸은 통샘에 몸을 던졌버렸다. 노한 성주는 통샘을 메워버렸다고 한다. 현재도 그 자리에서 물이 솟아난단다. 큰지렁이는 견훤 탄생 설화와 흡사하다.
예전에는 순천만과 가까워 이곳까지 바닷물이 올라왔을 것이다. 앞에는 경지 정리된 뜰이 바둑판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다. 풍요로운 땅으로 변하였다. 해룡산성을 터전으로 넘어 홍두마을로 연결된다.
몇 해 전 큰비로 축대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위험한 곳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지만 높은 축대만큼 위태로워 보인다. 하지만 먼 곳을 바라보는 풍광은 아름답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