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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명산

by 허허도사 202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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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구례 산소에 들려 카네이션을 올리고 가벼운 산행을 하였다.

 

시골집과 가까운 곡성지역에 산들이 제법 많다. 그중 통명산을 찾았다.

오후 2시가 넘어 가장 짧은 구간으로 통명사에서 정상을 돌아 내려오는 3.8km구간을 선택하였다.

미세먼지로 하늘은 뿌옇다. 통명사아래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절에서 개들이 짖어댄다. 제일 싫어하는 소리다. 그 소리에 절 구경은 하기도 싫어진다.

길섶에는 쥐오줌풀이 꽃대를 올렸다. 임도를 따라 간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테크로 만들어진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올라서니 가파른 등산로가어진다. 숲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바뀌고 있다. 미세먼지에 이어 송화가루까지 덮여있지만 나무들이 숨을 쉬는 덕에 숲속은 맑고 상쾌하다. 숲길은 바위들이 간간히 보이며 신갈나무를 중심으로 서어나무 등 크지 않은 나무들이 천이과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정상부에는 쇠물푸레나무와 노린재나무들도 보였다.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다보면 도토리에서 뿌리내리는 1년의 성장 과정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였다. 오늘 숲을 보니 신갈나무 투쟁기가 생각이 난다. 수많은 종들 사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과정에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활기가 넘친다.

정상부로 올라갈수록 거친 바위들이 들어난다. 산죽은 지난 겨울 추위 탓에 많이 타들었다. 지면에는 둥굴레와 애기나리가 꽃을 달고 은방울꽃도 수줍게 피었다. 그 향기가 바람에 은은하게 스쳐지나간다.

나무의 키들이 낮아들고 막바지 철쭉이 피었다 지고 있다. 싱그러운 초록기운을 받으며 산행을 하니 월하정인 기분이 좋다고 한다.

정상에서 산능선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간다. 뿌연 먼지사이로 논과 밭들이 보이고 멀리 설산까지 조망된다.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고 내려간다.

오솔길처럼 완만한 길을 걷고 헬기장을 지나고 고개를 넘어 무덤2기가 보인다. 이 높은 곳에 무덤이라 관리가 잘되어 매끈하다. 그리고 급경사지다. 경사가 급해 신발이 미끄러진다. 편백나무 조림지를 지나자 절정이다. 이쪽 구간은 등산로로 이용하지 않은 듯 푹신하게 쌓인 낙엽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삼판지대를 지나자 길을 묵어 희미하다. 산딸기 등이 잠식하여 조금만 더 자라면 지나다니기 힘들겠다.

월하정인 갑자기 멈춘다. 뱀이 있단다. 자세히 보니 살모사가 나뭇가지에 몸을 돌돌 말아 꼼짝도 안하고 있다. 등산스틱으로 걷어보지만 단단히 꼬인 탓에 걷어지지도 않는다. 몇 번을 반복하니 땅에 떨어진다. 순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나머지 삼판지대를 등산스틱으로 치며 내려왔다. 마지막에 긴장을 하여 좋았던 산행을 망쳤단다.

 

 

쥐오줌풀
통명사

 

 

 

 

 

 

노린재나무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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