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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 가는길

by 허허도사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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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선바위 가는길

늦은 오후 산책을 나섰다. 야생화가 피어있을 곳으로, 올 겨울 눈여겨 본 곳이 있었다.

마고실에서 선바위까지 임도길 이다. 숲의 형태가 다양한 식물군이 형성되어 내가 찾는 들꽃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곳은 임도길이다. 초입은 마을에서 관리하는 밭들과 자연인을 꿈꾸는 농막까지 콘크리트길이 이어진다.

초입에 탱자나무에 꽃이 피었다. 탱자나무는 잎이 올라오고 꽃이 핀다. 분홍빛 꽃은 듬성듬성 피어있다. 그래서 꽃이 피었는지 잘 모르고 지나친다. 모과나무와 사촌간인 명자나무나 열매가 크고 작을 뿐이다. 못생긴 열매는 매 한가지다. 둘 다 가지 끝이 가시로 변한다. 꽃의 형태도 닮았다. 장미과의 꽃으로 꽃잎은 다섯 장이다.

그옆 탱자나무가 있다. 예전에는 울타리로 많이 심었지만 지금은 볼 수가 없다. 그 자리엔 철조망이 자리하고 있다. 탱자 꽃은 순백이다. 자세히 보니 바람개비처럼 보인다.

그리고 으름덩굴에도 연한 보라색 꽃이 아래로 달렸다. 그 앞을 지나가면 은은한 향이 난다.

월하정인 익숙한 꽃냄새가 난다고 한다. 연한 칡꽃향이 나는 것 같았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향기가 날만한 꽃을 찾지 못했다. 고추나무에 흰 꽃만 보였다. 그래서 으름 꽃을 맡아보니 향기의 주인 이였다.

으름 꽃은 암수 구별된다. 암꽃은 풍경처럼 길게 내려온 꽃대에 여석개의 암술을 세 개의 꽃잎이 받치고 있다. 수꽃은 암꽃보다 작고 대여섯이 달려있다. 꽃잎은 받침처럼 뒤로 젖혀 있다.

임도길 건너편 숲을 보니 역광에 작은 잎들이 반짝인다.

길섶에는 괴불주머니, 제비꽃, 봄맞이꽃, 윤판나물, 미나리냉이 등 봄꽃들이 한창이다. 그리고 양지꽃도 피었다.

쇠물푸레나무도 꽃이 피었다.

진달래를 본 이후 언제 피었는지 계절이 바뀌는 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임도길은 동해마을로 넘어간다. 마고실 마을에서 전망대까지 4.1km. 그리고 동해마을로 4.7km를 돌아간다. 늦은 시간 산행으로 선바위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선바위까지는 500m.

선바위로 등산로에 접어드니 숲속에서 보랏빛으로 각시붓꽃이 날 좀 보시오 하고 낮게 피었다. 보랏빛이 역광에 투명하다. 진한 보라색과 잎이 두툼한 연한 보라색 꽃이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산철쭉이 피기 시작한다.

선바위다. 우뚝 솟은 바위는 위태로워 보인다. 아슬아슬 서있는 듯 한 느낌은 바위의 재질이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사암처럼 보인다. 그 위엔 소나무들이 한폭의 산수화처럼 자라고 있다.

암벽에는 말발도리와 철쭉이 피었다. 그리고 부처손이 바짝 다물고 있다. 굳이 좋은 땅을 두고 바위틈에서 살아갈까 살아가는 방법들이 모두 똑같지는 않는 구나...

시간이 4시가 넘어 오래 머물지는 못하고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간다.

석양빛 숲은 새벽처럼 환하게 내려앉는다. 사시나무 잎이 금색으로 바뀐다. 마고실마을 뒤로 섬진강이 보인다. 강가에는 강태공들이 물고기와 씨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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