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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뱀사골 신선길

by 허허도사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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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9.

뱀사골 신선길

 

요통으로 3주 동안 고생하였다. 1주 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만 지냈다. 그리고 2주 동안 한두 시간 걸어보았다. 아직도 허리에 통증이 남아있다. 등산은 생각도 못하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을 택하여 걸어보았다. 몇 년 전에 걸었던 천년송이 있는 남원 반선에서 와운마을까지 2.5km 뱀사골신선길이다.

반선계곡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성삼재를 넘어오다 기온을 체크하니 외부온도가 영하2. 구름에 걸친 반야봉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갓길에 주차를 하는 분도 계셨다. 나는 차창 넘어 곡예운전을 하듯 담았다.

달궁계곡 야영장에는 집채만한 텐트가 즐비하다. 우리집에는 결혼하기 전 구입한 캐빈형 텐트가 있어 그것으로 야영을 하지고하니 웃기는 소리하고 있단다. 그 모습이 생각만 해도 웃기기는 하겠다.

 

그 아래 사과농장에는 영하의 기온에 사과를 모조리 수확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사과는 보이지 않았다.

 

흑돼지구이 거리는 한산하다. 누군들 앉아서 편하게 먹을 수가 있겠나. 장작불에 흰 연기만 모락거린다. 잎 떨군 감나무는 탁구공만한 감들만 남아있다. 겨우내 까마귀 밥이 되겠다.

 

지리산뱀사골탐방안내소에 주차를 하고 길을 걸었다. 데크길로 조성된 탐방로는 계곡을 따라 와운마을까지 이어진다. 계곡의 물은 투명하여 바닥의 모래조차 훤히 보인다. 깊은 곳은 옥색으로 물들었다. 올라갈수록 계곡의 물소리는 크게 변하고 여울에서 조그만 폭포처럼 낙차를 벌린다. 물의 흐름에 바위모양이 변화고 돌들은 굴러 둥글게 변하고 있다.

뱀사골과 반선 이무기가 죽은 계곡과 와운마을 아래로 절반의 신선이라 반선계곡 이란다.

 

오룡대를 끝으로 반선계곡은 끝난다. 와운교를 지나 천년송으로 향한다. 마을입구 커다란 바위위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부부송이라고 부르고 있다. 뿌리는 바위틈을 타고 서로 껴안듯이 붙잡고 있다. 흙 한 줌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아 변함없이 자라고 있다.

몇 년전에 걸었을 때 미완성의 데크길은 완성이 되었다. 마을 집들은 산장으로 변하고 몸집이 커져있었다. 나이 먹은 감나무들은 감들을 조랑조랑 많이도 달렸다. 그 위 까마귀가 자리를 잡고 하나씩 먹고 있다.

 

천년송으로 가는 계단길 입구에서 위를 올려보니 우산처럼 펼쳐진 소나무가 내려 보고 있다. 그 웅장함은 지금까지 보아온 소나무중 최고이다. 육중한 몸통에서 수없이 뻗어 내린 가지들은 힘이 넘치고 있다. 천년의 세월이 아닌 산신령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거칠어져 오래있지 못하고 내려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