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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남도삼백리길

by 허허도사 2019.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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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

 

남도삼백리길

와온소공원 ~ 용산전망대

청명한 날씨로 구름한점 없었다. 억새는 바람에 흩어지고 갈대는 헝클어진 머리처럼 부풀었다. 역광에 투명하게 비춰진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휘어졌다 되돌아간다. 붉게 물들었던 칠면초는 빛바랜 채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이 힘없이 서있다. 아직도 갯벌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게들은 보이지 않지만 움직임이 느껴진다.

물이 빠진 갯벌은 흑백의 사진처럼 까맣고 남아있는 물은 반짝였다. 그래서 흑백으로 사진을 찍었다.

 

멀리 뻘배를 차고 돌아오고 있다. 노월마을 갯벌 작업장을 찾았다. 아직도 갯일을 할 줄은 몰랐다. 미리 와서 정리하는 아줌마는 사진 찍기를 자재해달라고 한다. 얼마나 시달렸으면 그랬을까 생각했다. 작업장에 들어와 작업을 많이도 방해했나보다. 뻘배에서 내리는 어망들은 묵직했다. 칠게가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길쭉한 생선들이다. 문절구나 했는데 대갱이란다. 대갱이가 이렇게 잡히는 줄 처음이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들어온다.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노후에 취미로 시작한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분들을 용산전망대에서 다시 만났다.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아름답다. 그것도 추운날씨에 열정이 대단하다.

 

용산전망대에 올랐다. 아직 노을이 지기까지 한시간정도 남았다 그래서 인가 한가했다. 망원경으로 갯벌을 보니 점으로 보였던 새들이 눈앞에 보인다. 돌맹이 처럼 꼼짝 안하는 오리 때와 시끄럽게 울어대는 흑두루미까지 다양하다.

다시 와온소공원으로 돌아오니 해가 많이 기울었다. 하지만 아직도 30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각자 원하는 풍경을 향해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설치한다. 그리고 해지기를 기다고 있다. 나는 열정이 부족해 그날 붉게 물든 노을을 보지는 못했다. 몇 일 뒤 다시 찾았지만 구름이 잔득 끼어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했다.

 

사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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